전북도청 정부양곡 배정 담당 공무원 '갑질피해' 호소 이어져

"도의원 전화에 눈 깜짝 안 해…난 국회의원이랑 밥먹고 다니는 사람"증언도

▲전라북도청사 ⓒ

전북도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갑질 예방을 위한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복수의 민원인들이 특정 공무원의 갑질에 따른 피해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양곡을 담당하는 전북도청 농산유통과 담당 공무원이 자신과의 친소관계나 자의적 기준에 따라 배정량을 조절하거나 자신의 연고지에 양곡 도정 배정량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프레시안>을 비롯한 일부 언론에서 해당공무원의 갑질 사례에 불공정한 물량 배정에 대한 보도 이후 추가 피해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전북지역에는 정부양곡을 도정하는 공장이 모두 13곳에 달한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사소한 동향에도 민감하고 작은 단서만으로도 어느 업체인지를 특정할 수 있어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말을 아껴오던 업계 관계자들의 불만이 일시에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한 업체 관계자는 22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농식품부의 새로운 기준에 맞춰 시설 개선을 통해 배정 물량을 더 받기 위해 수 억원을 들여 시설 등급을 올렸는데 이후 배정 물량은 오히려 시설개선 전보다 줄어 약 60%에 불과한 수준이었다"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전북지역 여러 곳에서 '양곡관리 특별회계 사무규정'에 명시된 '조작비 절감원칙(수송비용 절감 원칙 및 역수송 금지 원칙)'을 어긴 채 물량의 원거리 이동이 잦아 업계에서도 말이 많았고 결과적으로 국세의 낭비를 초래했지만 워낙 좁은 바닥이기 때문에 (전북도 농산유통과 담당자의 처분에 불만이 있었지만)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물량 감소의 배경에 대해 이 관계자는 "아마도 시설 현장점검이나 가공지시 과정에서 생긴 사소한 오해나 약간의 감정적인 대립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도청을 직접 찾아가 담당자를 면담했더니 '도의원 하나 전화한다고 눈 깜짝할 것 같느냐. 나는 국회의원하고 밥을 먹고 다닌다'는가 하면 '내 고향인 ○○에 물량을 더 배정하는 것은 인지상정 아니냐'라는 식의 답변을 듣고 커다란 벽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의 도정공장 관계자는 <프레시안>에 추가 제보를 통해 "올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수송비용 절감 원칙과 역수송 금지'를 위배하면서 까지 우리 업체를 완전히 배제함에 따라 해외원조 미곡을 가공하지 못한 물량이 조곡 기준으로 2158톤(정곡 기준 1534톤)에 달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전북도 농산유통과 담당자가 정부의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국민의 세금인 국비를 낭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북도는 이날 도청 공무원들을 상대로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 강사를 초빙해 직무 수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직장내 갑질과 청탁금지법에 대한 교육과 함께 부정청탁이나 갑질피해를 당할 경우 익명성이 보장된 ‘익명제보시스템’을 홍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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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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