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웅동1지구 '민간사업자에게 특혜'...잘못 인정

창원시민들 "위법한 비위에 대해서는 마땅히 수사 의뢰해야"  

창원시 신병철 감사관과 제종남 해양항만수산국장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진해웅동지구 복합관광레저단지 개발사업'(웅동1지구 개발사업)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는 창원시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웅동1지구(창원시 진해구 일원 2258천 ㎡) 개발사업은 부산 진해 경제자유구역 내 종사자, 외국인 체류자, 인근 주민 및 국내외 관광객에게 여가와 휴양 공간을 제공하고 외국인 투자유치를 촉진할 목적으로 지난 2018년까지 골프장, 숙박시설(호텔, 리조트), 휴양문화시설(수족관 등) 및 운동시설(야구장)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는 개발사업시행자의 지정에 따라 ㈜진해오션리조트가 민간 사업자로서 개발사업을 수행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계약 당시 사업계획은 2015년까지 1단계로 골프장과 호텔 등의 숙박시설 건립하고 2018년까지 2단계로 휴양․문화시설과 스포츠파크 등 조성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네 차례의 개발계획 변경으로 사업 시행 기간을 4년이나 연장했으나 2017년 5월 개장 운영 중인 골프장을 제외한 다른 시설 조성 사업은 아무런 진척 없이 공전을 거듭하며 표류하고 있다.

지난 2022. 8월경 감사원에서도 ‘사업협약 미반영, 개발계획 변경 미신청, 시행명령 미이행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시는 사업 장기 표류의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밝히기 위해 사업시행자의 지위에 있는 담당 부서의 개발사업에 대한 관리․감독 실태와 개발사업 조성토지 매각의 적정성, 사업 전반의 진행 상황 및 이에 따른 행정행위의 적합성 등에 중점을 두고 법령, 협약서, 관련 문건 등 객관적 자료와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진해웅동지구 개발에 대한 의혹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황당하고 당황스럽고 특혜가 아닐 수 없다.

▲신병철 창원시 감사관이 장기 표류 중인 진해웅동지구 복합관광레저단지 개발사업에 관련해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창원시

사업시행자로서 부작위, 관리·감독 해태, 무리한 토지사용기간 연장 추진, 사업자의 재투자 의무 면제, 개발사업 조성토지의 목적 외 편법 매각, 공무상 회의록 무단유출 등 업무수행상 문제점을 확인했다.

민간사업자는 2017. 12. 1. 골프장에 대한 준공검사 전 사용 허가를 받아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을 뿐이며 협약에서 이행하기로 한 휴양문화시설, 교육시설 등 2단계 사업은 착수조차 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간사업자인 ㈜진해오션리조트는 2018. 11. 8. 골프장 외 개발사업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타인자본 대출 만기에 따른 대환대출을 위해 당초 2009년부터 30년으로 약정된 토지사용기간을 7년 8개월 연장해 줄 것을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에 요청했으나 경남개발공사는 반대 의견을 밝힌데 반해 창원시 해양항만과(現 해양레저과)에서는 2019. 10 월경 민간 사업자가 도산할 경우 확정투자비 부담 발생과 사업 표류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토지 사용기간 연장을 추진했다.

사업 완료를 위해 같이 힘을 모아야 할 경남개발공사와의 불필요한 마찰이 발생했고 결국 조속한 사업 정상화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됐고 그 결과 312억 원이던 민간사업자의 수익 재투자금이 1억 4000만 원 이 되어 99.5% 이상이 증발하게 됐다.

이러한 변경의 허용은 사실상 민간사업자의 수익 재투자 의무를 면제해 준 것이고 당연히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민간 사업자의 자기자본 비율 기준이 10% 이상 충족해야 함에도 민간 사업자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자기자본비율이 2017년의 경우 7.5%를, 2018년에는 2%를, 2019년, 2020년, 2021년에는 –2%, -7%, -5% 등 추가 자본을 납입하지 않는 등 사업협약을 지속적으로 미이행하고 있는데도 당시 창원시는 전혀 조치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멸어업인 조합에 조성토지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실제 개발사업 변경 절차도 거치지 않은 상태로 조성토지 일부를 매각하는 편법이 드러났다.

특히 민간 사업자의 요구에 따라 고소에 활용하도록 보안이 유지되어야 할 공무상 문서를 무단 유출한 사례도 발견됐다.

창원시 소속 공무원은 2020. 2월경 민간 사업자가 승인권자 소속 관계자를 고소하는 과정을 돕기 위해 청탁을 받고 개인 정보가 담긴 공무상 회의록을 무단으로 제공한 사실도 확인됐다.

2014년 3월 17일에 신설된 협약 해지 시 ‘확정투자비 지급’에 대한 감사에서도 석연치 않은 내용들이 나온다.

당시 해양항만과(現 해양레저과)는 2014. 3. 17. 경남개발공사와 협의를 거쳐 협약 해지 시‘확정투자비 지급’조항(제38조의2(확정투자비 산정 및 지급))을 신설했다.

현재 확정 투자비 지급의 적법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부 문건의 부존재, 관련 공무원의 퇴직, 기억에 의존한 진술 등 여러 정황적 기초 사실로 규명이 다소 어려운 상황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신병철 감사관은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점과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이상의 감사 결과에 따라 창원시는 적절한 업무 처리, 업무 소홀 등 문제가 확인된 관련자에 대한 내부적 조치를 할 예정이다.

아울러 위법하고 중대한 비위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하고 담당 부서에는 사업 주체들과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하여 조속한 사업 정상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창원시민들은 웅동1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여러가지 의혹을 품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민간 사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원망의 소리가 오랜 시간 회자되고 있었지만 이에 자세한 물증 증거가 없어 수사 기관에 고발도 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이제는 창원시가 제대로 감사를 벌였고 시민들에게 성실한 자세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누구든지 위법한 비위가 있다면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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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재

경남취재본부 석동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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