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으로 가는 국힘 전당대회…정진석 "당 진로는 당원이 결정해야"

김기현·권성동 찬성, 안철수·유승민·나경원·윤상현은 부정적…鄭 "이재명 주변 극단 선택" 언급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의 진로는 당원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비대위에서 전당대회 룰 변경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당내 친윤(親윤석열) 그룹이 주장해온 '당원 투표 비율 확대'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15일 비대위 회의에서 "정당 내부 결정에 여론조사를 채택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전당대회는 당원들의 총의를 묻는 자리지 국민들의 인기를 묻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정 위원장이 전당대회 룰 변경과 관련해 내놓은 가장 직설적이고 강도 높은 언급이다.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무너뜨리고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책임당원들에게 당의 미래와 방향을 결정할 지도부 선출을 맡기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이게 헌법이 규정한 정당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헌법은 국회, 정부보다 앞에 정당 관련 조항을 배치했다. 정당 관련 헌법 조항이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선언한 총강에 함께 있는 의미를 오래 생각했다"면서 "자유민주주의적 헌법의 가치를 지키는 정치활동의 근간이 정당이기 때문에 헌법은 정당민주주를 총강에 담았다. 그런데 보수 정당인 우리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정당민주주의를 너무 '나 몰라라'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우리 당 정당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며 "당 대표를 뽑는 자리와 공직 후보자를 뽑는 자리는 성격이 같을 수 없다. 비대위는 오늘부터 정당민주주의를 확고히 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친윤계를 중심으로 현행 7:3인 당원투표 대 여론조사 비율을 9:1 내지는 당원투표 100%로 변경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 위원장이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꾸리기도 전 비대위에서 '당심 확대' 룰 변경을 공식화한 셈이다. 

친윤계가 다수인 초·재선 의원들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각각 선수별 간담회를 열어 전당대회를 당원 투표 100퍼센트 룰로 치르자고 뜻을 모았다.

당권주자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이른바 '윤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김기현 의원과 권성동 의원은 당원투표 비율 확대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축구 한일전을 할 때 한국 대표를 누구 뽑을지 일본인이 참여해서 하겠다? 이거 웃기지 않나"라며 "흔히 '당심', '민심'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민심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내부에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들어가 있다. 그러면 민주당 당원이 우리 국민의힘 대표를 뽑는다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당 대표 선거는 당원 뜻을 철저히 반영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어떤 조직이나 단체장을 선출할 때 그 단체 구성원들이 대표를 선출하지 외부인이 선출하는 건 아니다"라며 "그런 면에서 볼 때 100퍼센트 당원투표로 당 대표를 결정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범친윤계나 비윤계로 분류되는 다른 당권 주자들은 '당심 반영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지금 7 대 3 비율 아닌가. 이 룰리 한 18년 동안 유지됐다"며 "민주당 같은 경우 지난 대표 경선 때 7.5 대 2.5였다. 우리가 민주당보다 민심 비율이 적어거야 되겠나"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현재 우리 당헌에 보면 (전당대회 당원 투표 대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7 대 3으로 돼 있다. 3이 민심이다. 거기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하면 비당원 국민의힘 지지층 의견을 반영하는 통로"라며 "(당원 100퍼센트로 당 대표를 뽑으면) 당 대표가 되더라도 총선 때 당원이 아닌 국민의힘 지지층에 어떻게 호소할 수 있나"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3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룰 변경에 대해 "축구 한참 하고 있다가 골대 옮기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런 게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7일 청년 4.0 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권주자 경쟁력을 보면 지금 룰대로 했을 때 내가 1등"이라며 "이미 전당대회가 시작된 거 같은데 룰을 바꾸는 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모두발언에서 여야 예산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이 '이재명 표 수정안'을 힘으로 통과시키면 3권 분립을 정한 헌법 위반이자 의회 의회 권력 남용이다.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한 민심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하던 중 "이재명 대표 주변 인물이 극단적 선택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오늘 이 대표의 민주당이 또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금도를 넘어선 민주당의 독주는 또다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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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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