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예산안 먼저", 野 "해임안 먼저"…정기국회 종료 초읽기

주호영 "정권 교체돼도 협조 안하고 몽니", 박홍근 "여당 입장 안 바꾸면 단독 수정안 제출"

여야가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오전에도 내년도 예산안 합의에 이르지 못해 정기국회 회기 내 예산안 처리 불발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6일부터 예산안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예산안 감액 규모와 예산부수법안 중 쟁점 사안인 법인세·금융투자소득세 개정 등을 놓고 이견을 줄이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권이 교체된 해엔 특히 야당이 정부 여당이 새 정책에 협조를 안 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는 유독 더 한다"면서 "정권을 잡고 있을 때 하지 못한 일을 정권을 잃고 하겠다고 하는 건 몽니이고 잘못된 것"이라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예산안 처리 관련해서 법인세 인하가 중요 쟁점"이라면서, "민주당은 자당 출신 경제 조세 전문가인 김진표 국회의장의 합당한 중재안을 '재벌 특혜다 초부자 감세'라며 꺾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여야가 법인세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자 현행 25%에서 22%로 줄이되 시행 시기를 2년 유예하는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민주당은 이에 대해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서민 예산 마련 증액을 위한 감액에는 계속 철벽을 치면서 극소수 슈퍼 부자를 위한 감세는 칼 같이 고수하고 있다"면서 "정부 여당은 내년도 예산안을 윤석열 정권의 사적 가계부쯤으로 삼아 민생 경제는 아랑곳 없이 오직 윤심(尹心)만 살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 내 예산안 합의 처리의 실질적 시한인 오늘 오후까지 정부와 여당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국회의장께 오후에 수정안을 우선 전달해서 처리 의사를 확인하고 제출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9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여야정이 모여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관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김성환 정책위의장,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관건은 본회의 개의 여부다. 김 의장이 지난주 공고한 바에 따라 정기국회 내 마지막 본회의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돼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본회의를 열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안이 보고돼 이날 처리가 예상되는 만큼 예산안 처리가 불분명한 본회의 개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오늘 본회의가 열릴 수 있을지는 아직은 불투명하다고 봐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김 의장이 정기국회 내 처리를 당부한 만큼 무슨 일이 있어도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까지 예산안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정부 예산안에서 일부 항목을 감액한 단독 수정안을 제출하고 이와 함께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내 예산안 합의 처리의 실질적 시한인 오늘 오후까지 정부와 여당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국회의장께 오후에 수정안을 우선 전달해서 처리 의사를 확인하고 제출을 결정하겠다"면서 "김 의장은 약속대로 반드시 본회의를 열어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성중 대변인은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선 (해임건의안보다) 예산안을 먼저 처리하자는 입장인 것 같은데, 국회법상 인사안 우선 처리가 관행이었다고 한다"면서 해임건의안 우선 처리를 압박했다.

기획재정부 예산명세서 작성인 이른바 '시트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여야가 이날 정오 전까진 합의를 완료해야 물리적으로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가 가능하다.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배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10시 45분께 최종 협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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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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