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 또 권고' … 유엔 국제조약기구 "한국,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유엔난민기구 "한국 국회에 계류 중인 포괄적 차별금지법안 지지한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UN HCR, 유엔난민기구)가 한국 국회에 발의돼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에 대한 지지 의견을 표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2일 이 같이 밝히며 지난 8일 유엔난민기구가 인권위 측에 송부한 '평등법안 지지 의견서'를 공개했다.

현재 국회엔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 10인이 지난 2020년 6월 29일 발의한 '차별금지법안',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4인이 2021년 6월 16일 발의한 '평등에 관한 법률안',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 13인이 같은 해 8월 9일 발의한 '평등에 관한 법률안', 권인숙 민주당 의원 등 17인이 같은 해 8월 31일 발의한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안' 등 4개의 차별금지·평등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유엔난민기구가 송부해온 의견서에는 이러한 법안들이 "비차별에 대한 현행 국제규범에 부합"하고 "다면적·교차적인 차별의 문제를 다루어야 할 필요성에 근거하여 차별 피해자들에게 일관된 구제책을 제공"하고 있으며 "차별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이해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는 내용이 골자로 담겼다.

난민기구는 특히 국제조약 등으로 형성된 '비차별적 국제원칙'에 대한 한국의 이행 의무를 강조했다. 한국은 유엔 소속 각 조약기구로부터 여러 차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받은 바 있다.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는 지난 2009년에 이어 지난 2017년에도 "모든 차별의 근거를 명확히 명시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신속히 채택할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인종차별철폐위원회 또한 지난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인종차별철폐협약 제1조에 포함된 모든 차별금지사유를 포괄하고, 인종차별의 정의를 국내법에 포함할 것"을 한국정부에 촉구했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도 2018년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 의견을 정부의 제8차 정기 국가보고서 심의 결과에 명시했고, 다음 해인 2019년 아동권리위원회 또한 한국 정기 국가보고에 대한 최종 견해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가장 최근으로는 지난 2021년 12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대한민국에 대한 언론 브리핑노트'에서 "국제 인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다양한 사유를 망라하는 강력하고 포괄적인 평등법"을 제정하라고 한국 정부에 권고하기도 했다.

난민기구는 이러한 지난 국제조약기구들의 의견 및 권고 사항을 예로 들며 "(각 국제) 조약에서 규정된 모든 사람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차별과 침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의무"가 한국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 2015년 유엔총회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의제 결의안', 2016년 총회의 '난민과 이주민을 위한 뉴욕선언', 2018년 총회의 '난민 글로벌 콤팩트' 등을 국제사회와 함께 채택하기도 했다. 모두 '비차별 원칙'에 대한 국제적 이행 의무를 담고 있는 결의안이다.

난민기구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평등법안들이 "모두 차별에 대해 비한정적이고 포괄적인 정의를 규정하고 있으며, 직간접적 형태의 차별을 포함하고 있다"며 해당 발의안들이 한국 정부가 채택한 국제 결의 및 선언의 이행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특히 난민․난민신청자와 무국적자 등이 겪는 차별의 형태에 비추어볼 때 직․간접적 차별과 다면적인 차별을 망라하고 비차별 원칙의 실효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난민 인권을 위해서 한국에 "포괄적인 평등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인권위는 "유엔난민기구의 의견서를 국회와 정부 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평등법 제정을 위한 국내․외의 다각적인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국회 인근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집중문화제에 참석한 참여자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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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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