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고 있네' 논란에…김대기 "잠깐 일탈, 사과했는데 뭘 더 하란 말이냐"

대통령비서실 등 국회 예산심사…대통령실 이전 비용,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관련 공방도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른바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과 관련해 "사과도 했고 (국정감사장에서) 퇴장까지 했지 않나. 뭘 더 이상 하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계속 떠든건 아니지 않느냐. 잠깐의 일탈"이라며 "그래서 사과하지 않았느냐"고도 했다.

김 실장은 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예산심사에 출석한 자리에서, 전날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를 주고 받아 논란이 된 김은혜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에 대해 징계 혹은 업무배제 조치를 할 계획이 있는지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묻자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이 두 수석의 행동은 국회 모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김 실장은 "두 분 다 의원을 했던 분이고 국회를 모욕했다고 보지 않는다. 의원을 해봐서 국회가 편하니까 아마 (그랬을 것)"이라고 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 준비를 이유로 이날 운영위에는 불참했다. 전 의원은 이와 관련 "불출석을 허락해 줬는데 (김 수석이) 브리핑을 하면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정치적으로 폄훼했다. 이러라고 양당 간사가 운영위 불출석을 허가해준 게 아니다"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는 이날 김은혜 홍보수석 브리핑 이후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가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국민들이 왜 이렇게 (국정조사를) 제안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판단하고 계실거라 생각한다. 이 슬픔은 정치에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김 실장은 김 수석의 운영위 불출석에 대해서는 "순방처럼 중요한 게 어디 있느냐. 순방 가는 계획은 이미 지난주부터 정해져 있었다"고 방어했고, 브리핑에서 나온 발언에 대해서는 "아마 정례브리핑에서 나온 것 같다"며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 경호처, 안보실에 대해 예산 심사와 무관하게 계속 징계 내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당사자도 충분히 사과했고 김 실장도 국민께 사과했다"고 두 수석을 옹호했다. 

송 의원은 2019년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대상 국정감사에서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에게 질의하던 중 '우겼다'는 표현을 쓰자 방청석에 있던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강하게 항의한 일을 언급하며 "그 난장판이 됐는데도 (강 전 수석이) ‘사과하지 않겠다’고 해 파행 사태가 일어난 기억이 생생하다"고 반격하기도 했다.

'尹대통령이 여당 대응에 역정' 보도에…김대기 "진위 확인해 봐야"

두 수석에 대한 대통령실 차원의 조치가 있었는지도 도마에 올랐다. 전용기 의원은 "오늘 아침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두 수석에 대해 무슨 말을 했나"라고 묻기도 했는데, 김 실장은 "대통령이 무슨 말 했고 그런 걸 밝힐 수는 없다"고 답을 피했다. 경질이나 업무배제 등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일단 그런 말씀은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김 실장이 윤 대통령이 뭐라고 했는지 답을 안 했는데 언론에 답이 나와있다"며 '주호영 국회 운영위원장이 전날 국감장에서 김 수석과 강 수석을 퇴장시킨 데 대해 윤 대통령이 해당 수석들의 해명과 사과에도 이들을 퇴장시켰다며 불만을 표출하며 역정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는 요지의 이날자 <파이낸셜뉴스> 보도를 언급했다. 

이 의원은 "이게 사실이면 윤 대통령이 역정을 내고 화를 내서 (김 실장이) 야당 의원의 질문에 답을 못하는지 궁금하다"며 "이것 역시 국회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천준호 의원도 "(윤 대통령이) 친윤계 의원과 통화하며 ‘야당 공세에 대응 못한다. 당이 매가리가 없다'(고 했다고 한다)"고 가세했다. 

김 실장은 이후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해당 보도가 다시 언급되자 "그 기사에 대해서는 진위여부를 한 번 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산 대통령실 이전 비용,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관련 공방도

예산 심사와 관련해 김 실장과 야당은 주로 용산 대통령실 이전 비용을 두고 맞붙었다.

이수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이전 비용은 496억 원이라고 했지만 민주당이 분석한 결과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이전, 미군 잔류기지 대체 부지 등을 합하면 1조 원이 넘는다"며 "대통령실은 각 부처에서 자체 필요에 따라 집행한 비용이 (민주당 계산에) 포함됐다고 반박했지만 대통령실 이전으로 각 부처에 필요한 비용이 생기면 대통령실 이전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미군 잔류기지 대체부지는 어차피 미군이 떠나면서 저희가 수용하게 돼 있는 거고, 합참 이전은 계획이 없다. 그게 벌써 5000억 원"이라며 해당 비용을 빼야 한다고 반박하는 한편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대통령실 이전 비용을 517억 원으로 계산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정의당·기본소득당과 함께 추진 중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관련, 김 실장은 "국정조사는 국회에서 여야가…(알아서 할 일)"이라고 원론적 태도를 보였다. 정부 책임론에 대해서도 그는 "저희는 재난뿐 아니라 모든 국정에 무한한 책임을 진다"고 그는 말했다. 

‘정부를 신임하기 어려워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야당 주장에는 김 실장은 "진상 조사를 해서 팩트를 파악하고 나서…(해도 된다). 아무런 진실도 모르는 상황에서 경찰과 하위직에만 책임을 지우려는 건 아니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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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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