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늘까지 국정조사 수용 마지노선…안 받으면 범야권 국조"

"검찰 출신 대통령, 정치적 책임은 모르쇠?"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수용 마지노선을 8일까지로 못 박고 국민의힘이 거부할 경우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과 함께 범야권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까지는 최대한 인내하며 설득하겠지만 국민의힘이 끝까지 진실로 가는 길을 거부한다면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과 힘을 모아 국민이 명령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내일 제출해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제2의 이태원 참사를 방지하겠다는 것이 진심이라면, 정부가 더 신속하고 단호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이어 그는 "대형 참사 이후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사법 당국의 수사와 재판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재난을 예방해야 하는 정부 관계자들한테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먼저 묻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출신 대통령으로서 형사적 책임만 묻고 정치적 책임은 계속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국민의 상식에 명백히 반하는 일"이라며 "전무한 사전 예방 조치, 붕괴된 국가 컨트롤타워, 거짓과 변명 등 책임 회피로 일관한 과정에서 보듯 국정조사는 반드시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격식을 갖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대한 파면을 요구했다.

박 원대대표는 "국민 앞에서 나름 사과했다는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모두 발언 메시지에 뒤이어 나온 건 오히려 비겁한 책임 전가뿐이었다"며 "'왜 몇 시간 동안 쳐다만 봤느냐. 상식 밖이다. 납득이 안 된다'며 반말로 호통 치듯 험악하게 경찰을 다그쳤지만 정작 이는 국민이 대통령께 묻고 싶은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총체적 무능과 부실로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으면 석고대죄부터 하는 게 상식적 도리이건만 책임 회피에 급급한 후안무치한 정권을 일찍이 본 적 없다"면서 "총리 경질,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의 즉각 파면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 공세가 아니라 희생자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성수대교 붕괴 당일 서울시장이 경질됐고, 총리가 사표를 제출했다, 세월호 참사 때는 참사 11일째 총리가 사퇴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격식을 갖춰 국민 앞에 제대로 사과하고 총체적 무능을 보여준 총리 경질, 행안부 장관과 경찰청장의 즉각 파면을 거듭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은 여당의 협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어제 오후 원내 수석부대표 간 회동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이후로는 별도 만남이나 계획은 없지만 오늘 운영위가 열리는 만큼 소통 기회는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협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끝내 여당의 태도 전환이 없다면 범야권 연대로 준비하게 될 텐데, 그렇게 하게 되면 저희는 내일 의원총회가 예정돼있는 만큼 마지막 고민, 논의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그런 뜻을 전달받았다"며 "일방적 국정조사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은 강제성과 신속성을 가진 수사 수단이 필요하다. 그건 지금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하는 수사라고 누차 말했다"면서 "국정조사가 수사 방해나 정쟁으로 흐르면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지만 민주당의 태도를 봐가면서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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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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