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떨어지는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 더 커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 매매가격 지난해보다 하락

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는 매매가격이 지난해보다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은행의 대출이자가 7%까지 치솟는 등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벌어진 일이다. 

부동산R114는 6일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의 36.5%(486건 중 1492건)가 작년 평균 매매가보다 낮게 거래됐다고 밝혔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작년과 올해 각각 계약된 서울지역 같은 단지, 같은 전용면적 아파트의 평균 매매 거래가를 비교한 결과다.

구별로 살펴보면 성북구가 55.9%(179건 중 100건)로 가장 많은 비율을 보였고, 그 다음으로 서대문구(51.9%, 158건 중 82건), 은평구(51.3%, 160건 중 82건) 순이었다.

강남 지역도 하락했으나 그 비중은 상당히 낮았다. 서초구의 경우 222건 중 31건(14%)만이 작년 평균 매매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용산구(15%)와 강남구(24.6%) 도 지난해 평균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에 거래된 비율이 높았다.

다만 송파구는 하락 거래 비율이 45.8%로 강남 3구 중 가장 높았다.

송파구는 최근 가락·잠실·방이동 위주로 거래심리가 위축되면서 잠실의 대표 대단지 실거래가가 하락하고 있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의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23주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주(-0.28%)보다 0.34%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2년 6월 11일(-0.36%)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전셋값도 마찬가지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가 늘어나면서 전셋값도 추락하고 있다. 11월 첫째 주 기준으로 전국(-0.37%)·수도권(-0.51%)·지방(-0.24%) 서울(-0.43%)  등 모두 한국부동산원 시세 조사 이후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주택 매수심리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10월 31일 기준으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9로 지난주 75.4에 이어 2.5포인트(p)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지난 5월 첫 주(91.1) 이후 26주 연속 하락세이며, 단순 수치상으로는 2019년 4월 넷째 주(72.4) 이후 3년6개여 만에 최저다. 지수 낙폭도 지난주(0.6p)보다 4배 이상으로 커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에 적용하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지 않고 올해 수준으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수정안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추가 검토를 거쳐 내년에 결정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 4일 열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에서 기존 현실화 계획을 1년 유예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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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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