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드럽지만 서늘한 김관영 도지사의 말과 약속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3일 오후 서경석 전북개발공사 사장을 임명한 뒤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도

서경석 전북개발공사 신임 사장 임명을 둘러싸고 지역이 몹시 들썩거렸다.

아직 여진이 채 가라앉지 않은 '임명 사태'를 두고 너무 성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었던 게 문제의 발단이라는 상반된 주장이 교차하고 있다.

원만한 청문절차와 임명 과정을 거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전북개발공사가 처한 안팎의 경영 환경을 보자면 그리 녹록지만은 않아 보인다.

전북개발공사는 그동안 지역의 택지개발과 임대주택 건설과 관리를 비롯해 여러 지역개발사업을 수행해왔다.

그 과정에서 여러차례 여론의 뭇매도 맞았고 더러 불미스러운 일들도 있었지만 명실상부하게 전북의 대표하는 지방공사로서의 위상을 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전북개발공사는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정부나 전북도의 평가에서 하위권에 머무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과 시점이 김관영 지사에게는 서경석 신임 사장이 필요한 이유로 보인다.

김관영 지사는 서 사장에게 임명장을 준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며칠 더 고민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북의 경제 현실을 고려해 볼 때 후보자의 능력을 통해서 전북 발전에 기여할 부문이 크다고 판단했고, 더 나은 개발공사를 향한 꿈을 더 지체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개발공사가 역동적인 혁신을 추구해야 할 사명을 수행할 최적의 인물로 판단했다"고도 설명했다.

김 지사는 "서 사장이 전북개발공사를 최고의 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도민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는 기관으로 혁신하고 성과로 말할테니 조금만 지켜봐달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의 서 사장 임명 배경에는 절박함과 시급성은 물론 가장 적임자를 찾은데 대한 자부와 강한 믿음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은 그만큼 큰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제 공은 서 사장에게로 넘어갔다.

'혁신하고 성과로 말할테니 조금만 지켜봐달라'는 김 지사의 말은 부드럽기는 하지만 곱씹어보면 서늘하다.

서 사장은 이제 짧은 시간에 그동안 그가 이뤄낸 업적보다 더 큰 일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에서 익힌 경영 기법을 전북개발공사에 맞도록 접목을 해야 할 것이며 대관업무에서 얻은 폭넓은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공사의 수익성을 높여야 하며 사기가 떨어진 공사 직원들을 토닥여 주는 일도 시급한 과제 중에 하나다.

제기되는 여러 의혹들에 대한 책임있는 소명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전북출신이 아니어서 받고 있는 따가운 시선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뀔 수 있도록 그 자신이 먼저 나서고 다가서야 할 것이다.

서경석 신임 전북개발공사 사장이 반드시 성공한 사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전북도민들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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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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