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감사원도 정부인데…감사원에 관여할 시간 여유 없다"

"업무 관련 문의"…'정치 개입' 의혹에 선긋기

윤석열 대통령은 감사원 유병호 사무총장이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보낸 문자 논란과 관련해 "기사를 얼핏 보기에는 감사원도 하나의 정부의 구성이기 때문에 언론 기사에 나온 업무와 관련해 어떤 문의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6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은 대통령 소속으로 돼 있지만 업무는 관여할 수 없도록 헌법과 법률에 돼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 업무에 관여하는 것은 법에도 안 맞고 무리할 필요도 없다"며 "감사원의 독립성은 철저한 감사를 위한 보장된 장치이기 때문에 굳이 관여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고 했다.

유 사무총장은 전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 이관섭 수석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 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을 야기했다.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해명은 유 사무총장이 언론 보도를 둘러싼 이 수석의 문의에 대한 답변 차원으로 보낸 문자이며, 정권 차원에서 감사원 업무에 개입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이 "적법적 절차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 여부를 단순 문의한 것"이라며 "문자를 보면 정치적으로 해석할만한 내용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의 절차상 위법성을 둘러싼 언론 보도를 놓고 감사원 실세로 꼽히는 인사가 대통령실 2인자와 교감을 가진 데다,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발언과도 어긋나 파문이 커졌다.

한편 윤 대통령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교생의 만평 '윤석열차'에 상을 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경고 조치를 내린 데 대해선 "그런 문제를 대통령이 언급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답을 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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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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