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수행한 대미외교를 '48초 외교, 막말 사고 외교'로, 대일외교를 '굴욕 외교'로 규정하며 공세에 나섰다. 외교라인 전면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치켜올리며 야당에 '비판을 하더라도 품격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이뤄진 한미정상 간 만남에 대해 "윤 정부의 빈손 외교, 비굴외교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바이든과 48초간 서서 나눈 대화가 정상회담의 전부일 거라 믿고 싶지 않았다. 그게 전부라면 보조금 차별과 바이오 압력 등 경제 현안은 하나도 풀어내지 못한 것이라서 참으로 걱정"이라고 혹평했다.
박 원내대표는 "더구나 윤석열 정부의 빈손외교, 비굴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크게 실추됐다"며 "윤 대통령이 회장을 나오면서 비속어로 미국 의회를 폄훼하는 장면이 담겨 외교적으로 큰 실례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주최한 글로벌 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박진 외교부 장관과 걸어가던 중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장면이 동영상으로 찍혀 MBC 인터넷판 등에 보도됐다.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를 지칭한 것이다.
한일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박 원내대표는 "과정도 결과도 굴욕적이었다"며 "흔쾌히 합의했다던 한일정상회담은 구체적 의제조차 확정하지 않은 회동에 불과했다. 회담 전부터 줄곧 일본으로부터 외면 받더니 불쾌감을 드러낸 기시다 총리가 만나지 말자고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 가까스로 성사된 기껏 30분 가량의 만남은 일방적 구애로 국기 설치도 없기 간신히 마주 앉은 비굴한 모습에 불과했다"며 "과거사 문제 진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왜 순방을 간 건지 무엇을 위한 순방인지 의아하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한미가치동맹의 민낯을 보이고 사후 조정도 못한 무능을 드러낸 것도 모자라 대한민국의 품격만 깎아내렸다"며 "성과가 전무한 국제망신, 외교참사에 대해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아울러 외교라인의 전면적 교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외교 실패는 정권 실패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국민, 기업 전체에 피해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자유와 연대, 전환기 해법의 모색' 제77차 유엔총회 윤석열 대통령 기조연설 제목"이라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의 연설은 저희가 가진 생각, 전략, 가치를 정확하고 반영하고 있다. 지금 당장 유엔 사무총장을 해도 손색이 없겠다'고 높이 평가했고 한국은 유엔 국가 중 가장 환성적인고 모범적인 파트너라고 극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야당 입장에서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소한의 품격과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북관계에 대해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첫 유엔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경고 메시지는 강력했다"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 인권 집단 유린을 세계 평화와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직시하고 자유 진영 연대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대일외교에 대해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 총리와 약식 회담을 가졌다"며 "양국 정상은 현안 해결과 양국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한 외교 가속화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오는 27일 저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국장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다"며 "한일관계를 역대 가장 좋았던 김대중 대통령, 오부치 수상 때 수준으로 복귀시키고 싶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를 잇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장 밖 복도에서 만난 취재진이 '욕설 논란' 관련 입장을 묻자 "입장이 없다. 여당이 왜 사안마다 입장을 내야 하느냐"고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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