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한일관계 개선을 다짐한 부분을 두고 "일본에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며 "77주년 광복절에, 식민 지배 역사를 '정치적 지배'라 순화할 만큼 대통령 메시지는 국민이 아닌 일본만 향해 있었다"고 비판했다.
전날 윤 대통령 경축사 중 "과거 우리의 자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서 정치적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세계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는 부분을 문제삼은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간 현안은 외면한 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라는 모호한 수사만 남발했다"며 "같은날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공납했고 관료들은 참배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역사를 짓밟더라도 일본 비위를 맞추는게 더 중요한가'라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 경축사에는 '징용', '위안부' 등 구체적 사안현은 물론 '역사', '식민 지배', '불행한 과거' 등의 일반적인 표현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한일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고 '과거사'라는 단어만 1차례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또 윤 대통령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한 데 대해 "선언의 본뜻은 식민지배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에서 출발한다"고 지적하며 "원칙도 국민적 공감도 없는 일방적 관계 개선 추진은 일본에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전통적으로 광복절에는 대통령 기념사를 통해서 주요한 국정 방향을 발표해 왔던 게 관례였지만 이번 기념사를 보면 국정에 대한 비전도, 제대로된 반성도 찾아볼 수 없다"며 "오로지 자유만 외쳤는데, 이게 딱 20세기 미소 냉전시대 논리가 아닌가"라고 했다.
김 의장 역시 "8월 14일은 위안부 기림의 날이었는데 대통령실에서는 단 한 마디 이와 관련한 언급도 없었던 반면,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고 강제동원 문제에는 한국이 답을 내놓으란 일본에 '관계 개선하자'고 한 것에 국민은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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