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 의회서 "천안문" 언급…총통 만나 "분명한 지지" 표명

1991년 베이징서 벌인 현수막 시위 언급…대만 총통 "군사적 위협에도 물러서지 않을 것"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입법원(의회)을 방문해 톈안먼(천안문) 항쟁을 언급했다. 이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 이번 방문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미 CNN 방송은 3일 오전 펠로시 의장이 대만 입법원을 방문해 차이치창 대만 입법원 부원장(부의장)을 만나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항쟁에 관해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입법원 연설에서 대만에 대한 "매우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표명하고 자신의 방문은 "의회간 대화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치창 부원장은 펠로시 의장이 "진정한 친구"이며 인권 수호의 "본보기"라고 화답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입법원 연설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지해 온 자신의 오랜 경력을 내보이며 톈안먼 항쟁 2년 뒤인 1991년 중국 베이징 방문 때 톈안먼 광장에서 "중국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이들을 기리며"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중국 정부에 대한 항의 시위를 한 사실을 언급했다. 펠로시 의장은 "잠시 30년 전 톈안먼 광장으로 돌아가보자"라며 "우리는 그 곳에서 인권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다"고 회상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이날 오전 차이 총통을 만나 이번 방문이 미국이 대만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대만과 미국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내가 오늘 가져온 메시지"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이 자리에서 "고의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군사적 위협에 직면해 대만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주권을 굳건히 수호하고 민주주의의 방어선을 지키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차이 총통은 이어 "대만의 자위를 지지하는 미국의 지속적 정책을 표현해 준 데 대해" 펠로시 의장에게 감사를 표하고 펠로시 의장이 "가장 헌신적인 친구"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미국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고 향후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를 바라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동으로 수호하기 위해 전세계의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과 협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접견에 앞서 펠로시 의장이 대만과 미국 간 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감사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인권박물관 방문, 인권운동가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의장이 3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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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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