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6.1 지방선거 당시 당 지도부에 자신의 인천 계양을 공천을 압박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가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사법 리스크' 우려와 함께 '셀프 공천' 논란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의원과 당 대표 경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설훈 의원은 25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의원이) 느닷없이 송영길 의원 지역을 가고 송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고 이런 구도를 짜는 거는 누가 봐도 이상하다 했다"며 "박지현 전 위원장이 대표가 한 얘기가 이게 뭔가 흑막이 있었구나, 이런 폭로가 나왔는데 이건 정치적으로 볼 때 참 이게 안타깝다"고 밝혔다.
설 의원은 "이 문제는 당 내에서 논의를 해서 이게 어떻게 진행이 된 거냐 우선 진상을 정확히 알아봐야 할 것 같다"며 "그리고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도덕적으로 이게 있을 수 있느냐, 이런 문제 등등을 논의해야 할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까지 해서 국회의원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느냐' 이 점은 이해하기가 참 쉽지가 않다"며 "이 의원이 어떤 식의 해명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무슨 해명이 정확하게 나와야 하는데 아직도 안 나오고 있는 게 이상하다"고 했다.
또 다른 당권 경쟁 후보인 박용진 의원도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자신의 공천 문제조차도 압력을 가하고, 요청을 하고, 셀프 공천으로 갈 수 있었다면 총선에서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됐을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사감 공천, 공천에 대한 부당 개입 등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의 얘기를 들어보면 계양 공천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서 정말 선거가 힘들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며 "계양 공천과 관련한 문제점은 평가, 지적, 비판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지현 전 위원장은 지난 22일 <이데일리>와 한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이 본인을 (인천 계양을로) '콜' 해달라고 직접 전화해 압박을 한 부분이 있다"며 "호출을 안 하면 당장 손들고 나올 기세로 말해 공천 결정을 했지만, 옳지 않다는 판단에 지금까지도 후회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시 비대위원이었던 조응천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제야 당시 상황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비대위 시절, 박 전 위원장이 다른 안건에 대해선 저와 거의 의견을 함께 했으나 유독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컷오프 결정 번복과 이재명 의원의 공천에 대해선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할 만큼 집요하게 집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이 비대위 모두발언으로 '이 의원은 6월 보궐선거에 나와야 할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도 책임지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던 날, 사전 비공개 회의에서 모든 비대위원들이 극구 만류했다"고도 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도 수긍하고 '오늘은 발언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서도 공개 회의에서 약속을 어기고 발언을 강행하여 모두를 경악케 했던 일도 이젠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땐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 두려워 '이건 아니'라고 말하기 힘들었다"면서 "이는 후회를 넘어 고통스럽기까지 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엔 당 대표를 뽑는 당내 선거이므로 달리 악영향을 끼칠 것도 없기에 그때 못한 미안함까지 보태 '나오면 안 된다'고 목청을 높인다"며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비판했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셀프 공천'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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