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즘으로 전환된 우크라 전쟁...러시아, 전쟁 개념을 바꾸다"

러시아, 또 민간시설 공격해 23명 사망, 100여명 실종·부상

러시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중부의 한 도시를 공격해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실종 및 부상을 당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군사적 가치가 없는 지역의 민간인들을 의도적으로 목표로 한 "테러"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미사일 3발이 우크라이나 빈니차 도심 9층 건물과 문화센터를 공격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39명이 실종 상태다. 이번 폭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65명 중 5명이 중태이며 34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건물 55채와 자동차 40여대가 피해를 입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매일 민간인을 대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며 "노골적인 테러 행위"라고 비난했다. 군사 시설이 아닌 민간 거주시설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된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이번 공격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14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중부 빈니차. 이번 공격으로 최소 23명이 사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140일이 지나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져가는 가운데, 러시아가 현재 전선이 형성된 지역이 아닌 우크라이나 중부나 남부의 민간인 시설을 미사일로 공격을 하는 일이 늘어가고 있다.

14일 빈니차 도심 폭격, 1일 세리예프카 주택지 폭격, 지난달 27일 있었던 크레멘추크 쇼핑몰 폭격 등이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모두 군사시설과는 무관한 건물을 공격해 20명 이상의 민간인들이 사망했다.

이런 양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가 이번 세기에 봐왔던 전쟁들과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테러리즘으로 바뀌었다"고 미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이 13일 보도했다.

테러는 (1) 민간인을 위협하거나 강요 (2) 협박 또는 강압에 의해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3) 대량 살상, 암살 또는 납치 등으로 정부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등을 목적으로 하는 '폭력 행위'로 미국 형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애틀랜틱>은 이런 규정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시설 공격을 "테러"라고 볼 수 있다며 현재 보병 전투가 진행 중이지도 않은 지역의 비군사시설을 공격하는 목적은 "그 마을과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포와 분노를 조성하는 것이며, 아마도 궁극적인 목표는 우크라이나가 전투를 중단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런 공격은 우크라이나 난민의 숫자를 늘려 이웃 국가들의 '짐'이 되거나 유럽 전체의 정치적인 문제가 되도록 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재건 노력을 막는데 일조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인들은 테러리즘을 즉흥적인 무기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하고, 테러리스트를 폭력조직에서 음모적으로 활동하는 프린지 극단주의자로 생각하는데 익숙하다. 국가가 지원하는 테러리즘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보통 이란이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인된 국가에 의해 비밀리에 지원하는 비밀 단체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테러, 국가가 지원하는 테러, 전쟁 범죄 등 모든 것들의 구별을 흐리게 한다."

<애틀랜틱>은 "세계 강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민간인들을 상대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이며 눈에 보이는 테러 폭력을 지휘하고 있으며 그 공격은 실수나 사고가 아니다"며 이는 테러나 전쟁범죄 등을 막기 위해 고안된 국제법과 관행의 구조를 흔드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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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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