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의 새로운 랜드마크 선비세상이 9월3일 개장을 앞두고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 등의 전자입찰을 둘러싸고 선비세상 관리위탁사인 ㈜유니모토의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개장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니모토는 지난 5월부터 정부에서 운용하는 전자입찰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선비세상의 이용자 편익을 위한 음식점, 카페, 상점, 사진관 등 10개 시설의 입찰을 진행해 현재까지 편의점(자판기), 휴게음식점(카페) 한복분장샵 등 3곳만 입찰된 상황이다.
문제는 임대시설 중 휴게음식점업(카페) 운영을 목적으로 낙찰된 선비정원시설이 관련법규에 맞지 않아 휴게음식점업으로는 허가가 날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사실은 한옥카페 운영을 위해 해당 시설을 낙찰받은 A업체의 지적이 있기 전까지 유니모토측은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A업체에 따르면 “관련법규에는 휴게음식점의 운영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시설물에 밀실 공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고, 이러한 사실은 인터넷만 한번 검색하면 쉽게 알 수 있는 사항이다”며 “어떻게 관련법규 검토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영주시의 사활이 걸린 1700억의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러한 사실을 유니모토 측에 전달했지만, 담당자는 “이런 사실은 미처 몰랐다. 관련법규를 검토해 연락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다가 한달이 다되서야 무책임하게 "카페시설은 안된다"고 말했다.
임대시설의 계약기간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유니모토 측에서는 계약기간을 22개월(2022년 9월3일 ~2024년 6월30일)로 못 박았다. 낙찰자들은 22개월 만에 고액의 월세와 수억원의 시설비를 투자하고 회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듯 입찰에 참여하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구나 ‘계약기간이 만료된 운영자는 사용재산의 원상복구 규정과 일체의 연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규정에 의거하여 시설 투자된 일체의 권리(시설비)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음 낙찰자의 선의에 호소하여 구걸하듯 시설비의 일부라도 받으면 다행이지만, 낙찰자가 인수를 거부하면 모든 시설을 재활용센터에 헐값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선비촌에서 식당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C씨는 “관광지 영업은 고작 봄 가을 외에는 거의 사람들이 찾지 않아 근근히 인건비와 임대료를 맞추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어 중도에 영업을 포기하는 상황이다”며 “위탁사인 유니모토는 선비세상의 이런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터무니 없는 계약조건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선비세상 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주민 D씨는 “선비세상 개장이 코앞인데, 연간 72억이라는 혈세를 지불하고 선정한 관리위탁사가 개장은 제때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며 "지금이라도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 낙찰자가 안심하고 선비세상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영주시의 모 변호사는“유니모토는 허가가 나지 않는 시설을 입찰을 통해 계약하고자 했다는 점은 명백한 계약법 위반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하자담보책임으로 계약해제나 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남서 영주시장은 영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선비세상의 홍보를 위해 지난 1일 선비세상 컨벤션센터에서 취임식을 가질 정도로 선비세상은 영주를 상징하는 영주관광의 새로운 명소로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