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97세대(90년대 학번 1970년대생)' 강병원 의원이 29일 "새 술은 새 부대에"라며 8월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또다른 97세대 대표주자인 박용진 의원도 다음날 출마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민주당 젊은 정치인들의 연이은 당권 도전 선언은 홍영표·전해철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과 이로 인해 촉발된 세대교체론의 영향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29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뼈를 깎는 혁신과 책임정치, 신뢰 회복을 통해 '승리하는 민주당 시대'를 열겠다"고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다. 강 의원은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과 혁신과 통합의 리더십을 내세우며 "새 인물이 혁신과 통합을 실천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강 의원은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으로 정치권에 처음 몸 담은 후 공보 역할 등을 수행하며 당 내 입지를 쌓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20대, 21대 총선에서 은평구을 지역구 의원으로 내리 당선됐다.
당내 97세대 그룹인 '양강 양박(강병원·강훈식·박주민·박용진)' 중 한 명이다. 최근에는 당 내 재선의원 모임에서 주축 역할을 하며 당 지도부에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건의하는 한편, 대선·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지도자급 인사들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개 촉구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날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으로 세대교체론을 언급했다. 그는 출마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힌 전해철·홍영표·이인영 의원에 대해 "과감하게 새 세대에게 길을 열어준 것"이라며 "감사하고, 선당후사의 결단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당당히 경쟁해서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두에 서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출마에 앞서 전·홍·이 세 선배 정치인과 만나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특히 이 의원은 전날 '양강 양박' 의원들과 함께 조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후배 의원들에게 '세대교체론이 사그라들면 안 된다', '의원들이 이렇게(세대교체론) 말하는데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나', '여러분이 출마 선언을 하는 게 당원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전·홍 의원으로부터는 출마 선언문 내용에 대해 조언을 얻었다고 강 의원은 밝혔다.
이날 강 의원의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선배 의원들의 격려 속에 97세대 '출마 러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이 세대 교체론의 흐름을 탔다고는 하지만 '상수'로 굳어져 가고 있는 '이재명 대세론'에 위협이 될지는 미지수다. 대중적 인지도는 물론이고, 내용 면에서도 이 의원에 비해 존재감이 희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자기 아젠다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과 아울러 "전당 대회에서 성적표가 좋지 않을 경우 향후 세대교체론이 힘을 잃을 것"이란 우려도 당 내에서는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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