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당 혁신에 뜻을 모으기로 하고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했다. 그러나 여전히 '86 용퇴론' 등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지방선거 이후 갈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윤 위원장은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 혁신 문제 등을 선거 이후에 본격 논의하자고 했는데 박 위원장이 진행해 문제가 커졌다"고 당 내홍의 책임을 박 위원장에게 돌렸다. 그는 당 쇄신을 촉구한 지난 24일 박 위원장의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개인적 의견'이라며 의미를 축소한 바 있다.
윤 위원장은 "(24일 기자회견) 전날 봉하 현지에서 비대위원 전체가 모여서 이 문제를 의논했고 비행기를 타고 올라오면서도 논의했다"며 "바로 옆 자리에 앉은 (박 위원장과) 충분히 의논을 했고 실무자 간 협의를 하자라고까지 이야기가 된 사안인데 주변 의견과 무관하게 진행한 면이 있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 "쇄신을 할 거냐 말 거냐에 대한 논란이 아니고 선거 막판, 마지막 여론조사가 진행되는 시점이나 사전투표를 바로 앞둔 시점에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것에 대해서 이견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 쇄신에 대한 공감대는 있으나, 박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연 시점이 적절치 않았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강도 높게 촉구한 '86 용퇴' 문제에 대해 "나이를 갖고 몇 살 됐으니까 그만해야 된다라든가 이런 방식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도 했다. 문제 제기 시점과 더불어 '86 용퇴론'에 초점을 둔 박 위원장의 쇄신 주문에 불편함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반면 박 위원장은 자신의 당 쇄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데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날 새벽 SNS에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저도 처음에 몰랐다. 끝까지 (비대위원장을) 안 한다고 버틸 걸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며 "하지만 내가 쓰러지면 앞으로 누가 우리 절규를 대신할까 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버텼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은 대선에서 지고 왜 국민들에게 지지를 잃었는지 반성하고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저에게 함께 해달라 요청했는데 참 쉽지 않더라"면서 "곳곳이 보이지 않는 벽으로 가득했다"고 밝혔다.
앞서 두 위원장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만나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과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 등 박 위원장이 제안한 '5대 혁신안' 이행에 뜻을 모으면서 나흘 간 이어진 갈등 상황을 봉합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0시 인천 계양 이재명 캠프 선거사무실에서 열리는 합동 기자회견 참석을 시작으로 남은 선거 기간까지 공동 유세에 나서기로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