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윤호중 공동위원장에게 당 쇄신 과제를 담은 공동 유세문 발표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윤 위원장과 함께 참석하기로 한 인천 집중 유세 현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이날 박 위원장이 윤 위원장에게 공개 사과한 지 불과 다섯 시간 만의 일로, 두 지도부 간 갈등이 재점화하는 형국이다.
결국 당 쇄신안에 대한 분명한 합의점을 찾지 않는 한 두 지도부 간 갈등 봉합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본 선거가 진행되는 다음 달 1일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5일 남짓으로, 선거 기간 내 극적 합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늦게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위원장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결과적으로 거부를 당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인천 집중유세에 참석하지 못하고 차를 돌렸다. 많이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연출하는 것은, 국민 앞에 진실하지 못한 자세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는 국민과 당원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선거 승리와 당의 쇄신을 위해 공개적으로 윤 위원장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렸다"며 "저는 금일 예정된 인천 집중유세에서 윤 위원장과 함께 공동 유세문을 발표하자고 요청 드렸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제가 제안한 공동 유세문에는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과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 등 5대 쇄신 과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며 "또한 기성 정치인들이 새 희망을 가꾸려는 청년 정치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철저히 갖추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제 쇄신 제안을 받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쇄신안 관철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와 별도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지원 유세를 계속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 선거 승리와 당의 쇄신을 위해 끝까지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불참한 인천 집중 유세에서 "이재명과 함께 우리 민주당의 비대위원 전원은 우리 당의 혁신과 승리를 위해 하나로 일치단결해서 전진 또 전진할 것"이라며 "우리는 하나다, 민주당은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두 지도부부터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윤 위원장의 연설 취지가 무색해졌다.
박 위원장은 앞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선에서 열심히 뛰고 계시는 민주당 후보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 당 지도부 모두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더 넓은 공감대를 이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달게 받겠다. 특히 마음 상하셨을 윤 위원장께 사과드린다"고 했었다.
박 위원장은 이같은 자신의 공개 사과를 고리로, 윤 위원장으로 하여금 자신의 쇄신안을 수용하도록 하는 사실상의 타협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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