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부족했다"며 자진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그를 장관으로 지명한 지 43일 만이다.
정 후보자는 23일 오후 9시 30분께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고, 여야 협치를 위한 한 알의 밑알이 되고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과 자녀들에 대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없었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러한 사실과 별개로,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제기되고 있고, 저도 그러한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이제 다시 지역사회의 의료 전문가로 복귀하여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면서 "저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며, 오늘의 결정을 통해 모든 감정을 풀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세계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정 후보자는 지명 이후 두 자녀의 의대 편입 특혜, 아들 병역 특혜 의혹 등이 제기돼 야당뿐 아니라 여당으로부터도 부적격 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지난 20일 진통 끝에 더불어민주당의 협조로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윤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대신 정 후보자 스스로 사퇴해야 윤 대통령의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당 안팎의 비난 여론의 떠밀린 정 후보자는 결국 지명 43일 만인 이날 각종 의혹을 뒤로 한 채 스스로 물러났다.
정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윤 대통령이 처음 지명한 총리·장관 후보자 19명 가운데 낙마한 이는 2명으로 늘었다. 정 후보자와,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됐던 김인철 후보자였다. 한덕수 총리와 10명의 장관은 야당의 명시적·묵시적 동의를 받았지만, 한동훈 법무장관 등 6명은 국회 보고서 채택이 불발됐지만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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