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인수위, 대우조선해양 대표 선임 문제로 또 충돌

'文대통령 동생 친구' 대표 선임에 인수위 "비상식, 몰염치"…靑 "인수위, 사장 자리 눈독 들이나"

청와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31일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 선임 문제를 둘러싸고 또 다시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인수위가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기라는 점을 근거로 '알박기 인사' 의혹을 제기하자, 청와대는 "인수위가 대우조선해양 사장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느냐"며 맞받아쳤다.

지난 28일 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회동을 계기로 잠시 해빙 무드에 돌입했던 청와대와 인수위가 대우조선해양 대표 문제로 다시 부딪히는 모양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브리핑을 통해 "외형상 민간기업의 이사회 의결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쳤다고는 하나, 사실상 임명권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자초한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정권교체기 인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의 또 하나의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낸 배경에 대해 "상식이 근거"라며 "5년 전 정권 이양기 당시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 인사 발령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상식이 지켜지지 않는 인사가 이뤄져 그 상식에 입각해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대통령 동생의 동창을 임명하는 것은 단순히 상식과 관행을 벗어난 수준을 넘어 금융위의 지침을 무시한 직권 남용 소지가 다분하다"며 "해당 인물과 대통령과의 연관성, 이런 오비이락(烏飛梨落)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하지 말아야 할 비상식이 이뤄지고 있다 판단해 감사원에 요청한 상황"이라고 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박 신임 대표는 지난 2018년 1월 문 대통령이 새해 첫 산업 현장 방문으로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찾았을 때 사업 현황을 브리핑해 주목을 받았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이듬해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이번에 대표로 선임되는 등 고속 승진 절차를 밟았다.

원 수석대변인은 대우조선해양 인사 문제로 청와대 이전에 차질이 생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그 두 문제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내용"이라며 "연결고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인수위가 문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수위 높은 비판 성명을 내자, 청와대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선임에 대해 인수위가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며 비난했기에 말씀드린다"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자리에 인수위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했다.

신 부대변인은 "대우조선해양의 사장으로는 살아나는 조선 경기 속에서 회사를 빠르게 회생시킬 내부 출신의 경영 전문가가 필요할 뿐, 현 정부든 다음 정부든 정부가 눈독을 들일 자리가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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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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