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또 다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침공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방국인 벨라루스도 곧 참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22일(현지 시각) 미국 방송 <CNN>에 출연해 러시아에 '실존적 위협'이 된다면 핵무기를 사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어떤 조건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에게 존재하는 위협"이 있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27일(현지 시각) "핵 억제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지시하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예상보다 강하게 전개되면서 러시아의 '속전속결' 전략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작전은 사전에 수립된 계획과 목적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누구도 작전이 이틀 정도만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들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22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위치한 마리우폴 시에 대해 '최후통첩'을 하며 총공격을 예고했지만 교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했던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에 전투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CNN>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관계자를 인용, 벨라루스가 참전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나토의 군 관계자가 "푸틴은 (군사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벨라루스의 참전이 러시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벨라루스의 야권 소식통을 인용, 며칠 안으로 수천 명의 벨라루스 전투 부대가 우크라이나에 진입할 수 있으며 이같은 행보가 실제 군사 측면에서의 영향보다는 지정학적인 의미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까지 벨라루스가 참전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방송에서 벨라루스가 참전 준비를 하거나 러시아와 이를 합의했다는 어떠한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는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를 인용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변인 세르기 니키포로프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으며, 화상 연설과 전체 논의 참가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참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보다 강력한 서방의 행동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 이탈리아 상하원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가 군사 행동을 중단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제재와 압력이 필요하다"며 이탈리아 내 러시아 관련 자산 동결 및 교류 중단 등을 촉구했다.
그는 세계 2차 대전이 일어났던 상황을 언급하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라는 문을 통해 유럽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해 현 시점에서 러시아를 방어하는 것이 유럽을 방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설 이후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의원들에게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인 지원을 실행해야 하며,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탈리아 내 8억 유로 (약 1조 737억 원) 상당의 러시아 자산을 동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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