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만난 반기문 "탄소중립 꼭 이뤄야…단일화 한 게 승리 이끈 것 아닌가"

기후환경회의 위원장 반기문, '탄소중립 목표 수정' 시사에 일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조언을 청취했다. 반 전 총장은 한미동맹 강화, 한일관계 정상화, 원칙 있는 대북관계 등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에 공감을 표하는 발언을 하면서 다만 기후변화, 탄소중립 이슈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반 전 총장은 18일 윤 당선인을 만난 후 기자들이 '비공개 회담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고 묻자 대화 내용을 일부 소개하면서 "글로벌 아젠다에서 우리가 가장 제일 신경써서 급선무로 해야 할 것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국제사회와 호흡을 맞춰 가면서 2050 탄소중립을 꼭 이뤄야 한다(는 것)"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반 전 총장은 "그리고 유엔이 정한 지속가능 발전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정부가 계속 관심을 가지고 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현재 한국 국가기구인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과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의장을 겸하고 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8일 과학기술 분야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현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40% 목표안에 대해 "정치가 과학을 침범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시기별 목표에 대해서는 과학계·산업계 논의를 지켜보고 정부도 더 경청해서 로드맵을 신속히 만들어야 한다", "2030년까지 40% 감축 목표라는 것은 2050 탄소중립하고는 관계없이 좀더 논의를 거쳐 로드맵을 정해 수치가 결정돼야 한다"고 NDC 수정을 시사했었다.

반 전 총장은 한반도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특사 파견 문제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 개인적 소견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역시 우리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선 자강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렸다"면서 "한미동맹의 굳건한 바탕 위에서 중국과의 관계, 특히 일본과의 관계가 아주 나빠졌는데 이런 한일 간 관계도 정상화시켜서 인접국으로서 모든 국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접국으로서 협력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또 "북한 문제에 있어서 정권이 바뀔때마다 대북정책이 많이 왔다갔다 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북한의 일방적 도발이나 조치에 대해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며 "남북 간 관계는 너무 감성적으로 대하기보다는 좀더 국제사회의 일반적 기준·원칙·가치를 감안해 그 바탕 위에서 남북관계를 이끌어 나가고, 같은 민족으로서 그런 문제는 우리가 얼마든지 북한을 도와줄 수 있다, 협력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윤 당선인의 대선 승리와 인수위 출범에 대한 축하 인사를 건넸고 윤 당선인은 이에 사의를 표했다. 이 과정에서 반 전 총장은 "단일화를 했던 것이 오늘의 승리를 이끈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면담하며 악수하고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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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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