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인과 빠른 시일 내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면서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청와대 문은 늘 열려있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대변인이 18일 전했다.
문 대통령에 이어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 17일 청와대 직원들에게 "당선인 측 공약이나 정책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SNS나 언론에 개인적인 의견을 올리거나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하지 않길 바란다"고 지시했다고 박 대변인이 밝혔다.
인사권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 등으로 조율과정에 어려움을 겪어 무산됐던 윤 당선인과의 회동에 속도를 붙이라는 지시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무 협의에 상관 없이 만나자는 건가, 실무 협의를 빨리해달라는 취지인 거냐'는 질문엔 "양쪽 다 해당될 것"이라며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긴밀히 협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청와대 참모들에게 차기 정권에 대한 언급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개별 의사를 표현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참모진을 공개적으로 질책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윤석열 당선인과 회동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참모들의 최근 언행이 회동을 더욱 늦추는 요인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날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올린 SNS 글이 공개 질책의 직접적인 사유로 거론된다.
탁 비서관은 전날 자신이 SNS에 인수위원회의 청와대 이전 계획과 관련해 "그 말(집무실에서 비서동 사이가 멀다는 주장)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는데, 그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헉헉"이라고 했다. 이어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는 싶다"고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부디 자중하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지시가 탁 비서관 글을 두고 말씀하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질책성 지시냐'는 질의에는 "말씀하신 거 그대로 이해하시면 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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