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신공항이 지역경제발전? 기능, 입지, 환경평가 모두 엉터리"

[인터뷰] 세번째 천막 농성 시작한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구중서, 김지은 위원장

8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 '환경부는 새만금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하라'는 현수막이 걸린 천막이 세워졌다. 벌써 세 번째 천막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 통과하고 환경영향평가로 넘어가면 대안이 없어져요. 기본계획이 고시가 나오거든요. 환경영향평가까지 통과되면 사업 계획이 나오고 막기 어렵죠."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공동행동) 구중서, 김지은 공동집행위원장이 세 번째 천막을 세우는 이유를 말했다. 공동행동의 주장은 매번 동일했다. 환경부가 새만금신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부동의 의견을 내라는 주장이다.

새만금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은 6개월 만에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 작년 9월6일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10월20일 부지 인근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서천갯벌에 대한 영향, 조류 항공기 충돌 평가 적정성 검토, 부지 및 인근 내 법정보호종 서식지 보전 가치 평가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이후 한 달만인 11월7일 국토부는 보완서를 제출했고, 환경부는 다시 서천갯벌 보전과 조류·항공기 충돌에 대한 2차 보완요구를 12월23일 통보했다.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최대 2번의 보완요구를 할 수 있어 마지막 요구인 셈이다. 이에 국토부는 한 달도 지나지 않은 1월24일 2차 보완서를 제출했다. 2번의 보완요구를 받았던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2차 보완서 제출까지 걸렸던 1년 6개월에 비하면 단기간에 제출됐다.

▲환경부 앞에 세워진 천막농성장. 공동행동은 환경부가 부동의 의견을 낼 때까지 천막농성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이상현)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8일 환경부 청사 앞에서 세 번째 천막농성을 재개하면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이상현)

공항은 지역경제 발전? 공항으로서 기능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

새만금신공항은 '전북 발전'과 동의어처럼 사용됐다. '공항 볼모지'라고 불리던 전북에 국제공항을 만들고, 동북아 물류가 모이는 허브로 만들겠다는 주장이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새만금 신공항 항공수요 조사'를 통해 "2025년 기준 67만 명, 2055년 기준 133만 명의 수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공항이 생김으로써 사람이 모이고, 관련 인프라 개발 및 물류허브로서 경제발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논리다.

공동행동은 이는 '공항'이라는 단어에만 집착한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구 위원장은 "신공항이 어떤 기능을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전부 빼놓았다"며 "신공항의 예정된 크기를 고려하면 이용할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개발청에 의하면 새만금신공항의 예상 활주로 길이는 2500미터, 계류장 크기는 2만5200제곱미터다. 구 위원장은 "2500미터 활주로와 45m폭 가지고는 제주도나 인근 해외밖에 가지 못하는 소형 비행기(C급)밖에 못 뜬다"며 "국제공항이라고 말은 하지만 정작 갈 수 있는 곳은 한정적일 것"이라 말했다.

또한 "사람들이 인천공항으로 가는 이유는 편수가 다양하고 편의도 좋고 면세점 쇼핑도 하려고 가는 것"이라며 "항공기 편수도 제한적이고 감염병 시기 신규 취항도 힘든 시기에 항공사들이 공항에 얼마나 들어올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전북 인근에는 무안국제공항이 있다. 전북의 서쪽 끝인 새만금에서 차로 1시간 반이 소요된다. 활주로 길이가 2800미터, 계류장이 9만692제곱미터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은 2020년 219억 적자였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은 160억, 2019년은 154억의 적자를 기록했다.

김지은 공동행동 위원장은 "인근 공항인 무안공항에 비하면 새롭게 만들어지는 신공항은 동네 버스 정류장 수준"이라며 "전북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이 군산, 무안, 청주, 광주, 여수까지 있는데 신공항보다 다른 공항을 이용할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평화바람 구중서 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환경부 앞에서 인 시위를 하고 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 새만금신공항 예정 부지. 환경단체는 공항 부지가 새만금의 마지막 남은 갯벌 지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

기후위기 대응한다면서..탄소 흡수원·철새도래지 갯벌보다 공항?

공동행동은 신공항 계획의 적정성 뿐만 아니라 입지의 타당성 또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신공항이 들어설 수라갯벌은 새만금에 남은 마지막 갯벌이라는 주장이다.

"수라갯벌은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갯벌의 모습은 아니에요. 딱 가보면 방조제가 쌓여 가로막혀 있고, 남북 도로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일부 구간이 육화가 되어있어요. 근데 여기가 육역화(경화) 된다거나 담수화되었다는건 사실이 아니에요. 왜냐면 해수는 계속 들어오고 있어요. 그래서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거예요."

그 근거가 멸종위기 2급인 흰발농게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이 입수한 '새만금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현황'에는 사업 계획지구 내 흰발농게는 오직 한 개체가 발견되었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공동행동의 김 위원장은 "수라갯벌에서 흰발농게를 한 개체만 발견한다는 사실이 더 어렵다"면서 "환경단체가 자체 조사한 자료를 제시하며 환경부에 공동조사를 요구했지만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인근 서천갯벌에 대한 영향이다. 작년 7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 중 하나인 서천갯벌은 신공항 사업 영향권에 포함된다. 강 의원실이 입수한 한국환경원의 검토의견에 따르면 "서천-새만금-변산반도국립공원-곰소만으로 이어지는 철새도래지 밸트는 조류의 행동생태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동일한 광역적 생태권역"이다. 

김 위원장은 "서천갯벌과 인근 조류 번식지는 공항 안전에서 제일 중요한 안전뿐만 아니라 서식지 보존과 관리에서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선임활동가는 "세계자연위원회는 서천갯벌에 영향을 미치는 개발사업 강행할 경우 세계자연유산 지정 취소가능성을 언급했었다"며 "현재와 같이 신공항이 졸속으로 추진된다면 세계자연유산은 지정 취소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제출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환경부는 이르면 2월 내로 협의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공동행동은 환경부에서 결정이 나올 때 까지 천막 농성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국토부는 한 달 만에 보완서를 제출했다"면서 "이는 겨울 철새 도래 시기나 흰발농게 번식기 등을 고려할 수도 없는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환경부에서 졸속으로 협의될 시 거짓·부실 검토 전문위원회를 요청하고, 행정소송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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