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폭행' 양진호, 이번엔 회삿돈 빼돌려 2년형 추가로 선고

재판부 "돈을 인출해 회사에 피해 준 게 확인"

'갑질 폭행' 등으로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은 '웹하드 카르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2년 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양 회장이 옥중에서 회사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자신의 부인 이모 씨와 공모해 회삿돈 92억5000만 원을 가져다 썼다고 기소한 바 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1부는 13일 "양진호 회장은 경영과 자본 전반을 관리했고, 부사장(양진호 부인)과 대표이사와 공모해 돈을 인출해 회사에 피해를 준 게 확인된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배임) 위반을 유죄로 인정해 양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양 회장과 공모해 회사 자금을 빼돌린 양 회장 부인 이모 부사장과 김모 대표이사는 각각 징역 2년 4개월에 집행유예 4년,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 양진호 회장. ⓒ연합뉴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92억 원) 대여 당시 대여금 회수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고, 실제 피해자금도 다 상환했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그러나 돈을 빼낼 당시인 2018년~2019년에는 (갑질폭행 등으로 양 회장은 구속되는 등) 회사 자산이 급감하는 상황이었는데, 짧은 기간인 4개월 동안 92억 원을 빌렸다"고 당시 시기와 금액 규모의 적정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그 돈(92억 원)을 양진호 변호사 비용과 생활비, 딸 양육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등 회사 자금을 양진호와 (그의 부인) 이모 부사장의 개인적 자금으로 사용된 것이 확인된다"며 "양진호가 감옥에 있는 동안 이모 부사장이 (양진호에게 권한을 위임받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후 (92억 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나머지 돈이 다 변제됐을 뿐"이라며 "양진호는 배당금으로 (92억 원을) 충분히 변제할 수 있다고 하지만, 당시 배당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범행 당시 국세청 등에서 (회사 자금에) 많은 압류가 이뤄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회사 자금이 세금과 벌금 등으로 모두 날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에 회삿돈을 챙기기 위해 (92억 원을) 빼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 사건 범행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양진호는 범행을 계획하고 주도했기에 책임이 크다"면서도 "피해자금이 모두 회복됐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이날 추가로 징역 2년 형이 선고되면서 양 회장은 모두 7년 형의 실형을 받게 됐다. 앞서 대법원은 양 회장에게 △ 직원들에게 핫소스, 생마늘을 먹게 하고 머리를 빨간색으로 염색하도록 한 죄(강요죄)와 △ 직원들의 뺨을 때리고, 무릎을 꿇게 한 죄(상습폭행죄), △ 직원과 전 부인 휴대전화를 도청한 죄(정보통신망침해죄), △ 도검과 활을 소지한 죄(총포화약법), △ 닭을 도검으로 내리쳐 잔인하게 죽은 죄(동물보호법), △ 대마를 흡입한 죄(마약류관리법), △ 대학교수를 감금하고 집단폭행한 죄(공동상행, 공동감금) 등으로 총 5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양 회장은 아직 남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양 회장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자신이 소유한 8개 법인의 자금 167억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회사 자금으로 고급 수입차, 고가 침향, 보이차 등 개인 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양 회장은 2017년 5월부터 11월까지 웹하드 업체 2곳과 필터링 업체 1곳을 함께 운영하며 헤비업로더들과 공모해 웹하드 게시판을 통해 음란물 215건을 게시하도록 하고 필터링을 소홀히 한 혐의(웹하드 카르텔)를 받고 있다.

또한 헤비업로더들이 올린 음란물 5만2956건 관련해서 모니터링과 필터링을 소홀히 한 혐의(음란물 방조죄)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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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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