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측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 보호 강화"

이수정 "디지털성범죄 '잊혀질 권리' 보장"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약자동행 범죄 피해자 보호'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성범죄, 교제폭력, 스토킹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지원 대책을 담은 것으로, '약자와의 동행'이란 기조 하에 정식으로 발표된 첫 정책공약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과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은 10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가해자의 인권이 개선되는 동안, 정작 피해자의 인권 보호에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범죄 피해자들은 끔찍한 악몽과 신체적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피해지원은 단기로 끝나고 그 뒤로는 나몰라라다. '나영이 사건'(조두순 사건)의 경우처럼 가해자가 출소하면 오히려 피해자가 숨어다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개선책으로 "범죄 피해자를 보호·지원할 통합 전담 기관을 신설하겠다"며 "신변보호부터 심리 상담, 법률 지원, 긴급생계비와 치료비 지원, 그리고 일상으로의 회복까지 원스톱으로 해결되도록 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또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범죄피해 발생 초기에 신속히 예산을 집행하고, 피해자의 삶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접 지원 비율을 확대하겠다"며 "강력범죄 피해자를 위한 치유지원금 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에게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바람은 성범죄영상물이 한시라도 빨리, 완전히 삭제되는 것"이라며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는 협박하고, 삭제를 빌미로 갈취하고, 끊임없이 피해자들을 괴롭힌다. 인터넷에 성범죄영상물이 떠도는 한 그 범죄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그 동안 국가도 너무 무책임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들의 잊혀질 권리를 보장하겠다"며 "전국 지자체 산하에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를 마련, 정부가 디지털성범죄 전문요원을 직접 고용해 영상물 삭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에 대한 주민등록번호 재발급 등 긴급 신변보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하고,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위장수사를 전면 확대 허용"하자는 제안도 했다.

이들은 또 "신변보호 요청이 최근 5년 사이 네 배나 급증했음에도 각 경찰서에 배치된 전담 경찰관은 겨우 1명 수준"이라며 "최근 안타까운 사건에서 보듯이 경찰스마트워치의 위치추적이 부정확해 또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가 생겼다"고 서울 중구 오피스텔 살인사건을 언급했다. 이 사건은 '스토킹 살인'으로 불리고 있다.

이들은 "스토킹 피해자의 신변보호를 국가가 책임지겠다"며 "가해자에게도 스마트워치를 착용하도록 하겠다. 경찰에 전자감시관제센터를 마련하고, 정확한 위치추적을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 조항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경선 과정에서 내놓은 바 있는 공약이다.

이들은 또 "교제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겠다"며 "혼인신고 여부와 관계 없이 교제 중 발생한 폭력의 피해자를 보호하겠다. 현행 가정폭력처벌법 적용 대상을 교제폭력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발표를 마친 이 위원장은 '내용에 대해 윤석열 후보, 이준석 대표와는 공유가 이뤄졌나'라는 질문을 받고 "당연히 보고될 수밖에 없고 (당에) 정책위, (캠프에) 정책검증팀이 있다. 거기서 후보와 대표의 의견을 물어서 했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오늘 와서 보니 제가 쓴 것보다 (내용이) 많이 빠져 있더라"며 "(조두순 사건 피해자에게) 20대가 돼도 지원금을 줄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 왜 빠졌나 했더니 '이미 치유지원금 안에 '장기 지원'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서 뺐다'고 (의견 교환을) 할 정도로 리뷰(검토)가 된다. 저 혼자 주장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원 본부장은 "윤 후보에게는 어제 (이날 발표한 것과) 같은 자료로 대면 보고를 드렸다"고 부연했다.

이 위원장은 "범죄 피해자는 통계를 보면 남성이 많고, 강력범죄로 인해 중상해 이상 피해를 입은 경우도 남성이 많다"며 "남성 배제가 아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앞서 이 위원장을 선대위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는 반대 의사를 공개 표명했고, 윤 후보가 직접 나서서 설득한 이후에도 '후보 의견은 존중하지만 나는 끝까지 반대'라고 했었다. 

한편 기자 질의응답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조카의 교제 살인 사건도 언급됐는데, 이 위원장은 "친족인 만큼 진정어린 사과가 우선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고 원 본부장은 "(이 후보의) 위선을 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범죄피해자 지원제도 개선에 관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위원장 왼쪽은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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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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