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건당국 "당신은 말이 아니다. 코로나19에 이버멕틴 복용 말라"

미시시피 보건당국 "동물용 이버멕틴 복용시 매우 위험" 경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불신하는 이들 사이에서 동물용 이버멕틴을 치료제로 복용하는 사례가 증가해 보건당국이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서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거짓 정보를 유포할 때와 비슷한 일이 미국 일부 농촌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는 지난해 4월 5일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매우 강력한 신호가 있다"고 주장하고 본인이 직접 클로로퀸을 복용하기도 했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당신은 말이 아니다. 당신은 소가 아니다. 제발 그만 하라"는 문구와 함께 "코로나19를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 이버멕틴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는 안내문 링크를 올렸다.

이 글에서 FDA는 "이버멕틴은 동물들에 있는 기생충을 치료하고 예방하는데 쓰는 약"이라고 밝히면서 "FDA는 말에 사용되는 이버멕틴을 복용한 뒤 의료적 치료가 요구되거나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에 대한 보고를 많이 받아왔다"고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FDA는 "코로나19와 공존 기간이 영원처럼 길게 느껴지고 이 병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숫자를 생각하면 몇몇 소비자들이 허가되거나 승인되지 않은 색다른 치료법을 찾고 있는 것이 놀랍지는 않는다"며 "이해는 가지만 FDA에 의해 허가되거나 승인되지 않은 코로나19 치료법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FDA는 이버멕틴을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치료하고 예방할 목적으로 허가하지 않았다"며 "이 약을 많은 양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며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DA는 특히 시골 지역에서 사람이 아닌 소나 말을 위한 동물용 의약품으로 만들어진 이버멕틴을 복용하는 것은 "말과 소는 사람들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매우 용량이 압축돼 사람에게 매우 독성이 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FDA는 "이버맥틴을 과다 복용하면 구역질, 구토, 설사, 저혈압, 가려움증과 두드러기와 같은 알레르기 증상, 어지러움, 발작, 혼수, 그리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시시피주 "최근 독극물 응급전화 70%가 이버멕틴 복용 때문"

미시시피주 보건당국도 지난 주말 이버멕틴 복용에 대한 경보를 발령했다고 <NPR>이 24일 보도했다. 미시시피주는 최근 독극물관리센터에 걸려온 전화의 70%가 이버멕틴 복용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미시시피주에 따르면 응급 전화를 건 사람들 중 85%가 가벼운 증상을 보였지만 1명은 심각한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미시시피주는 인구의 36.8%만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 앨라배마주(36.3% 백신 접종 완료)에 이어 두번째로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이다.

미 식품의약국은 백신 접종을 거듭 권장하면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유지 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코로나19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FDA는 지난 23일 화이자 백신에 대해 정식으로 승인했다.

▲미 FDA가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동물용 기생충약인 이버멕틴 복용 사례가 늘어나자 이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는 게시물을 올렸다. ⓒFDA 트위터 갈무리

한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3일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압도적 다수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으면" 2022년 봄 무렵에는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거기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보장은 못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에게 달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선의 방법은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맞히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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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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