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에너지 공급의 절반 이상이 석탄, 북한의 석탄공업 실상은?

[북한경제 '전환기' 읽기] 석탄공업 (1)

■ 석탄공업

북한경제는 석탄 중심의 중화학공업구조로 운영되어왔고 산업현장에 대한 석탄 공급이 생산 정상화의 결정적 요인이다. 석탄이 제때에 공급되지 않으면 공장이 멈춰 설 수밖에 없다. 석탄공업의 발전은 북한 기간산업의 선순환구조를 결정한다. 특히 금속‧화학‧전력공업은 석탄공업의 정상적 운영에 달려 있다.

북한의 1차 에너지 공급구조에 관한 통계(2014년 기준)에 따르면 석탄 52.6%, 수력 29.4%, 석유 6.6%, 기타 11.4% 등으로 나타나 있다. 수치의 정확성은 별개로 치고 석탄이 50% 이상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석탄공업에서는 예비채탄장의 증대, 갱내의 기계화작업 증가, 굴진선행(고속도굴진)의 원칙 준수, 탐사기술의 발전 등이 중시된다. 이런 과제들은 50년 넘어 계속되어온 것이다. 석탄공업의 자동화가 어느 정도 이뤄지느냐에 따라 생산량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탄광기계공장들의 탄광기계‧설비 생산은 중요하다. 현 시점에서는 탄광 기술자들과 탄부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경제당국은 이들에 대한 후방공급(복지)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석탄공업성은 예비채탄장 확보를 비롯한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한다. 그 업무는 석탄공업성 산하의 국(局)‧석탄연구원을 보면 알 수 있다. 석탄공업성에는 석탄공업총국, 석탄생산국, 석탄기술국, 북창석탄공업관리국, 순천석탄공업관리국, 안주석탄공업관리국, 평양석탄공업관리국, 함남석탄공업관리국, 함북석탄공업관리국, 중소탄광지도국 등의 국(局)들이 있다.

또한 석탄연구소, 석탄채굴공학연구소, 무연탄채굴공학연구소, 암석역학연구소, 채굴기계연구소, 3화수송연구소, 노동안전공학연구소 등을 총괄하는 석탄연구원을 두고 있다(통일부, <2020 북한 기관별 인명록>).

북한에서 탄화가 90% 이상인 무연탄은 평안남도‧함경남도 일대의 고생대 지층에 매장되어 있고 잠재 매장량이 약 45억 톤이다(한국광물자원공사 추정). 탄화가 불충분한 갈탄이 전체 석탄 매장량의 약 45%를 차지하며 주로 함경북도 일대의 신생대 제3기층에서 채굴되며 잠재 매장량은 약 160억 톤에 달한다.

석탄공업의 오랜 딜레마는 주체철 생산체계나 탄소하나화학공업과 같은 혁신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세계적으로 석탄가스화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석탄이 에너지원 및 화학원료로서 지닌 결함이 해소되고 있어 석탄공업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북한은 석탄가스화 기술공정을 비롯한 다양한 석탄 관련기술들을 도입하면서 전력‧금속‧화학공업의 발전 토대를 강화하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석탄공업의 과학기술발전에 노력을 기울이는 징후가 뚜렷하다.

석탄공업의 5개년계획 첫해 1/4분기 성과

북한은 5개년계획의 첫해 1/4분기에 석탄 생산계획을 초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순천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개천지구탄광연합기업소, 안주지구탄광연합기업소, 함남지구탄광연합기업소, 구장지구탄광연합기업소, 천내지구탄광연합기업소 등에서 굴진경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적용하고 수평채굴방법 등 선진채굴방법을 도입한 결과였다(로동, 2021.4.1., <통일뉴스> 같은 일자). 이 기세로 올해 석탄공업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선전성' 보도이지만 주목을 요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기의 석탄공업의 과업은 그의 신년사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2013년에 석탄공업부문의 혁신을, 2014년에 석탄공업의 확고한 선행과 전력‧석탄‧철도운수부문에서의 '연대적 혁신'을, 2015년에는 석탄 생산 증대를 각각 강조했다.

그는 2016년 신년사에서 화력발전소와 여러 경제부문에 대한 충분한 석탄 공급을, 2017년에는 발전소와 금속‧화학공장에 대한 석탄 수요의 최우선적인 보장을, 2018년에는 석탄‧광물 철도수송에서의 연대적 혁신을 지시했다. 석탄 증산과 연대적 혁신이 핵심 과업이었음을 알 수 있다.

김 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를 기점으로 석탄공업의 정책과업은 세밀해졌다. 그는 화력탄 보장의 최우선적 주력, 화력발전소들의 전력생산의 정상화, 온 나라의 탄광 지원, 석탄생산에 필요한 설비‧자재 및 탄부들의 생활조건 보장 등의 국가대책 수립 등을 강조했다. 이 기조는 2020년에도 이어졌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4월 1일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올해 1/4분기 계획을 완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이행의 첫해인 올해 각 부문의 성과를 독려하고 있다. 사진은 무산광산연합기업소의 모습. ⓒ로동신문

석탄‧채취공업의 지질탐사

지질탐사는 석탄‧채취공업에서 기본이다. 지질탐사부문의 혁신과 발전 없이는 탄광‧광산의 획기적인 증산을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은 2016년 9월 25일 전국지질탐사부문일군열성자회의를 개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열성자회의에 보낸 서한에서 "지질탐사는 사회주의경제강국 건설의 척후전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한에서 지질탐사부문의 주요 과업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중통, 2016.9.26).

- 지질탐사부문의 발전전략을 과학적으로 전망성 있게 세우고 단계별로 집행할 것.

- 최신과학기술에 토대하여 지질탐사사업의 현대화‧정보화를 실현할 것.

- 탐사 설비들을 현대화‧국산화할 것.

- 국가의 통일적인 지도 밑에 지하자원을 개발하는 규율과 질서를 세울 것.

- 지하자원보호 감독기관의 책임성과 역할을 높일 것.

- 지질탐사부문에 대한 물질기술적 보장사업에 국가적 힘을 넣을 것 등.

아래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의 석탄공업의 정책 흐름을 정리한 것이다. 북한에서 석탄은 '공업의 생명선'이다. 거듭 지적하자면 전력‧석탄공업이 발전해야 비료 생산을 활성화해 농업 발전을 촉진할 수 있고 금속‧화학공업과 경공업, 철도운수 부문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다(로동, 2014.1.13., <연합뉴스> 같은 일자).

1. 2013년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3월)

① 인민경제 선행부문과 기초공업부문 주력

2. 2016년 5월 제7차 당대회 5개년전략

① 매장량이 많고 채굴조건이 유리한 탄광들에 투자 집중 및 증산투쟁 전개

② 능률적인 채탄방법 도입

③ 갱내작업의 종합적 기계화

④ 운반의 다양화 실현

⑤ 선탄공정 완비

⑥ 탐사와 굴진으로 확보탄량 조성

⑦ 새로운 탄광과 갱의 대대적 개발

3. 2019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시정연설

① 탐사와 굴진 선행

② 채굴과 운반의 기계화 실현으로 석탄과 광물 생산의 대대적 증산

4. 2019년 12월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

① 경제사업에서 진일보를 가져오기 위한 과학적이며 실질적인 대책 제시

② 10대 전망목표의 지표별 계획들의 과학적 타산 및 수립, 전인민적인 생산투쟁과 창조투쟁 전개

5.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 5개년계획 /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 내각사업보고

① 석탄공업부문에 대한 투자 증대

② 설비와 자재‧노동력과 자금의 집중 보장사업 전개

③ 갱내 작업의 기계화 비중 제고

④ 탐사와 굴진 선행, 합리적인 채탄방법의 연구 도입

⑤ 새 탄광, 새 구역, 새 갱 개발 촉진

⑥ 유연탄의 적극 개발‧이용 사업 주력

⑦ 모든 부문‧모든 단위에서 선진과학기술의 적극 도입

⑧ 지질탐사부문의 역량 강화, 지하자원의 통일적‧효과적 개발‧이용 사업의 현실성 있는 추진

6. 2021년 2월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전원회의

① 현행생산 진행과 생산토대 보강

② 올해 수행해야 할 중점과제 제시 및 실현방도 적시

<로동신문>은 2019년 2월 10일자 보도에서 석탄공업의 기본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그 내용은 위의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

석탄공업의 기본방향① 탄광에서의 내부예비와 가능성 총동원

첫째, 각지 탄광에서 내부예비와 가능성을 총동원해 생산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생산현장의 역량을 막장에 집중시키는 원칙에서 노동력을 조직화하며 굴진을 앞세우고 채탄과 운반을 따라 세워야 한다.

* 능률적인 채탄방법 도입 2-②

* 운반의 다양화 실현 2-④

* 선탄공정 완비 2-⑤

* 탐사와 굴진으로 확보탄량 조성 2-⑥

* 탐사와 굴진 선행 3-①

* 탐사와 굴진 선행, 합리적인 채탄방법의 연구 도입 5-④

석탄공업의 기본방향② 탄광기계공장의 만가동, 탄광설비의 가동률 제고

둘째, 탄광기계공장들과 자력갱생기지들의 만가동을 보장해 생산조건을 주동적으로 마련해 나가면서 착암기‧압축기를 비롯한 설비들의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 갱내작업의 종합적 기계화 2-③

* 채굴과 운반의 기계화 실현으로 석탄 생산의 대대적 증산 3-②

* 갱내 작업의 기계화 비중 제고 5-③

석탄공업의 기본방향③ 화력탄 탄광에의 역량 집중과 화선식 정치사업 전개

셋째, 화력탄 보장을 맡은 탄광들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단계별 생산목표들을 무조건 점령해야 한다는 것이다. 석탄공업의 일군들은 막장마다에 좌지(座地)를 정하고 모든 것을 직접 자기 눈으로 보고 실태를 전면적으로 분석한데 기초해 끝장을 볼 때까지 실천해나가는 화선지휘관이 되어야 한다.

석탄공업부문의 당 조직들에서는 대중의 정신력을 발동하기 위한 화선식 정치사업을 진공적으로 벌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탄부들의 투쟁열의가 높은 생산성과로 이어지도록 생활조건보장과 후방공급사업에 깊은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석탄공업의 기본방향④ 석탄전선에 대한 지원사업 확대

다섯째, 전 인민이 석탄전선에 대한 지원사업을 자기 자신을 위한 일처럼 여기고 적극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연관부문과 단위들에서 탄광을 사상정신적으로, 물질기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내각과 국가계획위원회, 성,중앙기관들에서는 석탄생산에 필요한 설비‧자재, 탄부들의 생활조건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을 세워야 한다.

탄광들의 설비‧자재 보장을 앞세우는 원칙에서 예비와 가능성을 총동원하여 제때에 보내주는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경공업부문에서 탄부들의 노동보호 물자를 지표별로 어김없이 보내줘야 한다. 갱목과 철판, 레일, 베어링, 쇠밧줄을 비롯한 자재보장사업에 선차적인 관심을 돌리며 탄광들에 먼저 공급하는 원칙에서 제때에 보내줘야 한다.

* 매장량이 많고 채굴조건이 유리한 탄광들에 투자 집중 및 증산투쟁 전개 2-①

* 새로운 탄광과 갱의 대대적 개발 2-⑦

* 석탄공업부문에 대한 투자 증대 5-①

* 설비와 자재‧노동력과 자금의 집중 보장사업 전개 5-②

* 새 탄광, 새 구역, 새 갱 개발 촉진 5-⑤

* 유연탄의 적극 개발‧이용 사업 주력 5-⑥

* 지질탐사부문의 역량 강화, 지하자원의 통일적‧효과적 개발‧이용 사업의 현실성 있는 추진 5-⑧

* 현행생산 진행과 생산토대 보강 6-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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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구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해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양대학교 중소(中蘇)연구소 연구원, 중앙일보 북한문제 전문기자, 월간 <민족21> 편집기획위원, 사단법인 현대사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저서로 <김정은의 경제발전전략>, <남북을 오고간 사람들 : 남의 조직사건과 북의 대남사업>, <박병엽 증언록 1- 조선민주주의인미공화국의 탄생>(공저), <박병엽 증언록2-김일성과 박헌영 그리고 여운형>(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김정일과 수령제 사회주의>(스즈키 마사유키 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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