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송유관 사이버 공격으로 '주유 대란'...휘발유값 급등

버지니아 등 동남부 '비상사태' 선포...바이든 "24시간 내 좋은 소식 기대"

미국 최대 송유관이 사이버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미국 동남부 지역에 '주유 대란'이 일어났다.

러시아 등에 기반을 둔 사이버 범죄 조직 ‘다크사이드’가 지난 7일 미국 최대 송유관 업체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랜섬웨어 공격을 가해 시설 운영이 마비됐다. 이 회사의 송유관은 텍사스에서 뉴욕까지 동부 10개주를 가로지르며 동부 전체 석유 공급의 45%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이처럼 휘발유 공급에 차질이 일어날 조짐이 일자 자동차로 이동하지 않으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미국의 운전자들이 주유소로 몰려 들어 휘발유 사재기에 나섰다. 해당 지역에서는 이번주 초부터 각 주유소마다 차량이 몰려들어 기름이 떨어진 주유소도 속출하고 있다. 버지니아주와 조지아주에 있는 주유소의 40%, 노스캐롤라이나 주유소의 65%에서 재고가 바닥이 났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휴지 등 생필품을 사재기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패닉 바잉'에 나서면서 '주유 대란'이 일어난 것. 버지니아, 조지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등은 주지사가 11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사재기로 인해 휘발유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14년 만에 처음으로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섰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측은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송유관 운영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콜로니얼 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패닝 바잉'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12일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곧 운영 재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패닉 바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4시간 이내에 좋을 소식을 기대할 것"이라며 조만간 복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이 해킹 단체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이외에도 다른 3개 회사에 추가로 침입했다고 12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브라질의 한 배터리 회사, 시카고에 본사를 둔 기술회사, 영국 엔지니어링 회사에도 침입했다고 밝혔다.

▲ 1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주유소의 풍경. 주유를 하려는 차들이 길게 줄을 섰고, 일부 시민들은 기름통까지 들고 나와 휘발유를 채우기도 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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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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