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 정권이 거의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다"

'부동산 성난 민심' 불지르는 국민의힘, 몸 낮춘 민주당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파문과 '전세값 인상' 의혹으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낙마하는 사태까지 겹쳐지자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측의 공세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측의 방어전 양상이 확연해졌다.

부동산 문제를 놓고 후보들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는 여야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들의 현장 유세가 선거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 비판에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왕십리 오거리 유세 연설에서 부동산 문제를 지적하며 "이 정권은 더이상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능력이 없다", "이 정권이 거의 마지막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정권 심판론'에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투기는 만연하고 24번에 걸친 부동산 대책은 번번이 실패했다"며 "실정을 낱낱이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송파 거여역 지원 유세에서도 "정부는 경제정책이 아직도 잘 되는것처럼 자랑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실패했고, 이 실패 속에 나타난 현상이 부동산 투기 심화"라며 "부동산 정책의 완전한 실패, 25번이나 (정책을) 했지만 한 번도 성공을 못 했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고 얘기했지만 알고 그랬는지 모르고 그랬는지 (결과적으로) 거짓말로 나타나고 말았다"고 맹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LH 사태 역시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나타난" 것으로 규정하면서 "정부는 몹시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근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소란만 피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거듭된 초대형 악재에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면서도 '야당 후보들도 부동산 의혹이 있다'고 역공을 폈다.

이 위원장은 청량리 청과물시장 유세에서 "제가 목소리 높여 지지를 호소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참 미안하다"며 "부동산 때문에 속상하신 점, 잘 알고 있다. 얼마나 화가 나시겠느냐"고 자세를 한껏 낮췄다.

이 위원장은 "저도 화가 난다"면서 "지금도 한스럽다. 왜 그런 일이 발생할 것을 미리 알고 막지 못했을까도 한스럽고, 생선가게를 차렸는데 거기에 고양이가 올 줄 왜 몰랐을까도 안타까워 죽겠다"고 분노한 부동산 민심을 달래는 데 진력했다. 이 위원장은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런 아픔을 겪었으니 이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하겠다)"고 연신 반성문을 썼다.

이어 이 위원장은 "공무원이나 여당 사람들 혹시 그런 이상한 짓거리 하면 혼내달라. 저희들도 찾아서 혼내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이 참에 뽑으려는 시장도 혹시 그런 의심받는 사람 뽑으면 안 된다는 말씀도 드려야겠다. 공교롭게도 야당에서 내놓은 서울·부산시장 후보가 흠이 있다. 부동산에 의심이 좀 간다"고 국민의힘 오세훈, 박형준 후보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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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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