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격 교체하고 후임에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청와대 정책실장 교체 인사를 알렸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 임대료 인상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김 실장이 본인 소유의 강남 아파트 전세계약을 갱신하며 전세 보증금을 14.1% 올린 것으로 확인된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7월 31일 시행된 임대차 3법에 따르면, 기존 계약 갱신 시 전세 보증금을 5%까지만 올릴 수 있지만, 김 실장은 법 시행 이틀 전인 29일에 전세 계약을 갱신하며 이보다 큰 폭으로 올려 논란이 됐다.
김 실장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할 엄중한 시점에 국민들께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정책에 차질이 없도록 빨리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역할"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밤에 김 실장이 비서실장에게 사임의 뜻을 전했고, 오늘 아침에 대통령께 직접 사의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자진 사퇴 형식이지만, 이 관계자는 "부동산과 관련된 상황이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해 문 대통령의 전격적인 사의 수용은 부동산 논란에 휘말린 정책 참모에 대한 사실상의 경질로 해석된다.
김 실장을 이어 새로 임명된 이호승 신임 정책실장은 현 정부에서 일자리 기획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쳐 현재 경제수석으로 재임해 왔다.
유 실장은 "재난지원금, 한국판 뉴딜, 부동산 정책 등 경제 정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며 "치밀한 기획력과 꼼꼼한 일처리로 정책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과 균형감각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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