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 일본식 지명 버리고 옛 지명 살린다.

▲ⓒ진안군

전북 진안군이 일제가 멋대로 바꿔놓은 일본식 지명을 전수 조사하여 옛 지명을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정비대상은 현재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등록·관리하고 있는 572개 진안군 주소와 산·고개·저수지 등 각종 지형에 부여된 명칭이다.

일제 시대, 우리 고유의 옛 지명을 일본식으로 바꿔 표기하였고, 광복 이후에도 일제에 의해 왜곡된 명칭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갈크미재가 그렇다.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중산과 정천면 봉학리 마조에 있는 갈크미재는 본래 깔크막재였다. 고개가 비탈이 심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경사가 심하다’의 방언인‘깔크막지다’에서 유래됐다. 그런데, 이 고개의 이름이 일제 강점기에 일본어‘가루꾸마꾸치에’로 표기되었고, 광복 후 국토지리정보원은 이를 음이 비슷하게 갈크미재로 표기하고 있다. 본래의 뜻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이름이 되어 버린 것이다.

성묘산도 그런 경우다. 진안읍 군하리 우화산 서쪽에 있는 성묘산은 본래 성(城)이 있는 산(뫼)이라 해서 성뫼산이었다. 그런데, 일제가 지도를 만들면서 성묘산(聖墓山)으로 바꿔 표기하였다.

진안군은 지난 1월부터 관내 향토사학자의 자문과 읍·면을 통한 의견 수렴을 통해 일제가 왜곡해 놓은 지명과 한자식으로 바꿔진 지명 등을 발굴하여 옛 지명을 찾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옛 지명을 찾은 후에는 지명 변경을 위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지방지명위원회와 국가지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토지리정보원 고시를 통해 변경을 완료할 계획이다.

옛 지명 복원과 함께 진안군은 우리 고유의 지명에 얽힌 이야기를 발굴하여 이를 이북(e-book)·오디오북(audio-book) 형태로 제작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춘성 군수는 "옛 지명 복원을 통해 우리 지역의 근본을 바로 세우고, 지역의 전통성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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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

전북취재본부 황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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