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윤석열 의견' 반영…'원전·김학의 수사팀' 유임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 단행, '조직 안정' 우선한 소폭 인사

법무부가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주요 사건을 다루고 있는 부장검사들을 유임하는 중간간부급(차장, 부장검사) 인사를 22일 단행했다. 주요 수사팀 교체를 위한 '핀셋 인사'에 반대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파동을 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고검검사급 검사 18명에 대한 전보인사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자리 메우기 등 공석 충원에 주력한 소폭 인사다. 법무부는 "지난 1년 반 동안 6개월 단위로 주요보직 인사가 연속됐고, 금년 하반기 대규모 전보인사가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 공석 충원 수준으로 전보 인사를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나병훈 서울남부지검 부부장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발탁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게 됐다. 지난해 윤석열 총장 징계 사태 당시 이 지검장에게 사퇴를 건의했던 서울중앙지검 2, 3, 4차장도 인사 이동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주요 수사팀을 유지해달라는 윤 총장의 의사도 반영됐다. 이에 따라 '채널A 사건'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의 무혐의 처리를 둘러싸고 이 지검장과 대립해온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유임됐다.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 중인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도 유임됐다.

이밖에 대검 감찰과장으로 영전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던 임은정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의 보직은 현상 유지됐다. 다만 그는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임 발령돼 수사 권한을 받게 됐다. 또한 오현철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의 후임에는 이진수 청주지검 차장검사를,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에는 권기대 검사를 발령했다.

법무부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인사규모 및 구체적 보직에 관해 대검과 충분히 소통하며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박범계 장관도 이번 인사에 대해 "청와대든 대검이든 충분한 소통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법무부의 인사 조치는 법무부-검찰 인사 갈등을 진화하고 이날 휴가에서 복귀한 신현수 민정수석이 잔류 의사를 내비친 것과 맞물려 박 장관과 신 수석 사이에 불거진 파열음을 최소화하려는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은 여권 관련 주요 수사에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된 반면,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이 대부분 자리를 유지해 이성윤 지검장의 수사 지휘권은 발휘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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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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