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재판 D-1, "유죄" 52% vs. "무죄" 45%

트럼프 측 "퇴직한 대통령 탄핵은 위헌"...WP "무죄 나오면 대통령 금도 없어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재판이 오는 9일(현지시간) 시작된다. 지난 1월 6일 있었던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내란 선동' 혐의로 지난 1월 13일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이유로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데 이어 두번째 탄핵재판이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에서 두번 탄핵소추된 대통령이란 기록을 남겼다.

상원의 탄핵재판은 최종 유무죄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다. 전체 의석수(100석)의 3분의 2이상의 의원(67명)이 찬성해야 '유죄' 판결이 난다. 현재 민주당이 50석, 공화당이 50석을 점하고 있어 유죄 판결이 나기 위해선 공화당 의원 중 17명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6일 일어난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이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 자체에 크게 상처를 냈다는 이유로 민주당은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원 탄핵소추위원들은 지난 2일 상원에 제출한 80쪽 분량의 서면에서 "선거에서 패한 뒤 상하원 합동회의를 겨냥해 폭동을 유발하는 것이 탄핵 사안이 아니라면 무엇이 탄핵 사안인지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탄핵 찬성 52% vs. 반대 45%...공화당 지지자의 10%만 찬성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이 8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52%가 트럼프 탄핵 유죄(convict) 판결에 찬성했고, 45%는 무죄(acquit)를 선고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타났다. 3%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트럼프 첫번째 탄핵 때와 비교해 '유죄' 응답이 늘어난 것이다. 당시 46%가 유죄 판결에 찬성했고, 51%는 반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의 정치적 양극화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 89%가 유죄라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 중에서는 10%만 유죄라고 답했다. 반면 유죄 판결에 반대한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7%에 그쳤지만, 공하당 지지자들은 88%나 됐다. (이 여론조사는 1월 21일부터 2월 2일까지 906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4%다.)

트럼프 변호인들 "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리는 위헌...표현의 자유 보장해야"

트럼프 변호인들은 탄핵재판이 시작되기 전날인 8일 상원에 제출한 78쪽 분량의 변론서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리는 위헌"이라면서 즉시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또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에 대해 탄핵 심리를 진행하더라도 트럼프가 지난달 6일 의회 폭동 전에 지지자들을 상대로 백악관 앞에서 연설을 한 것은 "수정헌법 1조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 있으므로 탄핵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변호인들은 트럼프 탄핵 추진이 민주당이 "정치극을 위해 굶주림을 채우려는 행위"라면서 "공화국과 민주주의,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권리에 대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WP "트럼프에게 유죄 판결 내려야"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사설을 통해 상원에서 트럼프에게 유죄 판결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WP는 특히 지난 6일 트럼프의 연설이 선동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에 대해 "공직자는 말한 것에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은 극단주의자들을 거짓말로 광란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폭력을 조장하고, 이들을 국회의원들이 권력 이양을 감독하고 있는 의사당 회의실로 이끈 책임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WP는 "상원의원들은 눈속임으로 숨지 말아야 한다"며 "하원 탄핵소추위원들이 주장한 대로 유죄 판결이 실패하면 미래의 지도자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고 대통령이 넘지 못할 선이란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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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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