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들 폭거에 '화들짝'..."이제 집에 가라"

바이든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트럼프가 나서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무장을 하고 미국 국회의사당에 난입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우리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법치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원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받은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 등을 포함한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설을 할 계획이었던 바이든 당선인(이하 직함 생략) 이날 민주주의의 상징인 국회의사당 내에서 무력 대치가 발생해 여성 1명이 총격을 입는 일까지 발생하자 이에 대한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미국 의회는 이날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고 바이든의 대선 승리를 확정지을 예정이었다. 지난 12월 14일 있었던 선거인단 선거 결과를 의회에서 인증하는 절차다. 대선의 마지막 절차로 트럼프와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했다.

▲ 6일 백악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는 트럼프. ⓒAP=연합뉴스

트럼프는 회의를 주재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선거 결과 인증을 거부하라고 주문했고, 트럼프 지지자들은 전날부터 워싱턴 DC로 몰려들어 외곽에서 펜스와 의원들을 압박하려 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백악관 앞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끝까지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불태웠고, 이 연설을 들은 수천명의 지지자들은 오후 1시께 의회로 몰려가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인 뒤 결국 일부는 의사당 실내에까지 난입했다.

시위대의 난입으로 이날 상하원 합동회의는 중단됐고, 펜스와 의원들은 긴급 대피했다. 그러나 의사당 내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는 과정에서 여성 1명이 총상을 입어 중태에 빠졌고 무력 충돌로 경찰 다수도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의사당에 갇힌 아담 킨징거 하원의원(일리노이)는 언론과 전화 인터뷰에서 "탄약 터지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이건 완전 재앙"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달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실상 테러에 해당하는 일이 의사당 내에서 발생한 것에 대해 바이든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전례 없는 공격을 받고 있다"며 의사당에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들을 '폭도'라고 비난했다.

바이든은 "나는 이 폭도들에게 손을 떼고 민주주의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대통령의 말은 영감을 줄 수도 있지만 최악의 경우 선동을 할 수도 있다"고 사태의 책임이 트럼프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이어 트럼프에게 "지금 TV에 나가서 이 포위 공격을 끝낼 것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결국 폭력 사태까지 불러온 트럼프는 잠시 후 짧은 영상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당신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잘 알고 있다"며 여전히 이번 선거가 조작됐다는 주장은 굽히지 않으면서 "그러나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트럼프는 "집으로 평화롭게 돌아가라"고 거듭 지지자들에게 해산을 주문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사당 내로 진입하기 위해 담을 타고 있다.ⓒAP=연합뉴스

▲ 의사당 경내로 진입하려는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최루탄을 뿌리는 경찰.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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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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