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특가법 피해 차관 발탁?

"당장 해임하라", "재수사하라"…거세지는 '면죄부' 비판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술에 취해 택시기사 멱살을 잡는 등 폭행 행위를 했음에도 입건조차 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차관은 지난달 초 택시를 타고 서울 서초구 아파트에 도착했다. 운전석에서 몸을 돌려 술에 취해 잠이 든 이 차관을 깨우려 한 택시기사는 되레 이 차관에게 멱살이 잡혔다.

택시기사의 만류로 추가 폭행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택시 기사의 112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이 차관의 신원을 확인하고 돌려보냈다.

당시 '단순 폭행' 혐의를 적용해 추후 조사를 벌인 경찰은 택시기사로부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접수한 뒤 사건을 내사 종결로 마무리했다. 단순 폭행은 가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다.

그러나 이 사건이 알려진 뒤 경찰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등에관한법률'(특가법) 적용을 하지 않은 데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제5조 제10호의 1항 '자동차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에 따라 특가법을 적용했다면 내사종결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가법이 이미 2015년 개정돼 승차·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도 '운행 중'에 포함했음에도, 경찰은 이 차관 사건이 발생한 당시를 운행 중 상황으로 보지 않았다.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적인 운행 의사 없이 자동차를 주·정차한 경우는 운전 중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2017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경찰이 내세우는 근거다.

하지만 경찰이 적용한 헌재 결정은 2015년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조항이 개정되기 이전 법률에 대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중대 범죄 혐의가 입건도 없이 내사 종결로 마무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운전자 폭행은 중대한 범죄"라며 "이는 권력층에 의한 서민 폭행 사건"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입으로 개혁을 떠드는 이들의 머릿속이 신분제적 사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대통령은 국민을 폭행한 폭력 차관을 당장 해임하고, 검찰은 이 사건을 재수사해서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용구 엄호 사건은 명백한 봐주기 수사로 직권남용, 직무유기"라며 "서울중앙지검은 당장 서초경찰서에서 송치한 운전자 폭행 사건을 전수조사하라"고 했다.

박기녕 국민의힘 부대변인도 "이번 사건을 일반인과 같은 잣대로 재수사해야 한다"면서, 폭행 사건 뒤에 이 차관이 임명된 것에 대해선 "공정과 정의를 외치기 전에 최소한의 양심이나마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차관 임명 과정에서 정부가 해당 사실을 몰랐다면 그 무능함을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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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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