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피말리는 접전을 보이며 우편투표 등 미국의 투표와 개표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대역전패를 당할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역전패한 위스콘신 주에 대해 재검표를 요구하고, 미시간 등에 대해서는 우편투표 개표를 중단해달라는 소송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트럼프의 소송이 현행법상 너무 늦게 제기되는 등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미국의 투표시스템이 대선 결과의 정당성을 의심받게할 정도로 낙후된 것은 사실이라는 따끔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저명한 탐사보도기자 글렌 그린월드가 5일(현지시간) 캐나다의 인터넷 신문 <글로벌 리서치>에게 기고한 '미국의 무능한 개표 시스템은 국가적 수치이며 위험하다(The U.S. Inability to Count Votes Is a National Disgrace. And Dangerous.)라는 칼럼을 통해, "미국보다 훨씬 가난하고 기술이 뒤떨어진 국가들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선거를 치르는데 문제가 없다"면서 "미국의 선거 결과에 대한 불신은 위험하지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에 따르면, 미국 대선에서 일부 주의 최종 개표 결과는 대선일(3일)이 포함된 주말을 넘길 때까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개표가 지연되고 결국 법원에서 승패가 결정된 지난 2000년 대선 이후 4번이나 대선이 치러지는 동안 미국의 투표 과정은 여전히 중대한 시스템 실패와 불신을 부추기는 비효율로 점철돼 있다. 이런 상황은 의도적인 선택의 산물이거나, 동시에/또는 제국이 붕괴되고 있다는 완벽한 징후로 밖에 설명될 수 없다.
지난 1월 민주당 첫 경선지 아이오와 코커스의 개표 혼란 사태로 결과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 데 이어, 이후에도 캘리포니아 등 여러 주에서 개표에 몇 주 이상 걸리는 일이 속출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투표일 1주일이 넘도록 개표율이 75%에 머물러 버니 샌더스 후보가 선거 당일 밤 승리를 선언할 기회를 빼앗았다. 지난 2018년 중간선거 때도 문제가 많았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개표기 고장 등 수천 건의 문제가 전국적으로 발생해, 미국 유권자의 권리를 훼손했다"고 보도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과 샌더스의 민주당 후보 경선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비정상과 노골적인 부정행위로 가득찼다. 샌더스 지지자들이 많은 뉴욕시에서 20만 명의 유권자가 불법적으로 명부에서 삭제돼 투표를 못하게 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번 대선도 결과에 관계없이 한 쪽 또는 양측에서 상당한 불신을 제기할 것이다. 이토록 혼란스럽고 개표가 지연되고 하룻밤 사이에 설명하기 불가능해보일 정도로 판세가 뒤집어지는 선거시스템이라면 가장 합리적인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심과 불신이 싹트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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