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CBS 인터뷰 중단하고 나간 진짜 이유는?

CNN "<폭스뉴스>와 115번 인터뷰한 트럼프, '예스맨' 아니면 못 참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방송 인터뷰 도중 질문이 편파적이라는 이유로 인터뷰를 마치지 않고 자리를 떠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CBS의 '60분(60 Minutes)' 간판 앵커인 레슬리 스탈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러나 트럼프는 40여분 만에 인터뷰를 중단시키고 자리를 떴다. 원래 인터뷰를 마치고 트럼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스탈과 함께 백악관을 산책하는 모습도 찍기로 했으나 이 역시 거부했다.

이날 인터뷰는 당초 25일 방송될 예정이었다. '60분'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과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도 인터뷰를 진행해 방송할 계획이다.

트럼프가 이날 인터뷰에서 돌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스탈의 질문에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인터뷰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스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고 알려졌다.

CNN은 21일 이날 해프닝이 결국 '예스맨'에 둘러싸여 평생을 살아온 트럼프의 권위주의적 성격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생 스스로 만들어낸 거품 속에서 살아온 사람이다. 그는 주로 가족 구성원들과 '예스맨'들로 채워지는 매우 엄격한 내부 서클을 유지하고 있다. '당신은 훌륭합니다'라는 트럼프가 좋아하는 스토리에서 벗어나면 누구나 그의 내부 서클에서 밀려나거나 해고된다."

CNN은 "이 거품은 전형적으로 대통령이 선택한 언론 인터뷰에까지 확장된다"며 트럼프가 취임 후 지금까지 주요 언론사와 진행한 인터뷰 횟수를 집계해 공개했다.

- 폭스 뉴스(모든 플랫폼): 115

- 월스트리트저널: 10

- NBC/CNBC: 9

- 워싱턴포스트: 8

- 로이터: 8

- 뉴욕 타임스: 8

- ABC: 7

- CBS: 7 (20일의 "60분" 인터뷰 포함)

- AP: 2

- CNN: 0

트럼프, 선거 막판 지지율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오히려 역효과?

트럼프는 인터뷰를 중단시킨 이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인터뷰가 "거짓이자 편파적"이었으며, 방송 예정일보다 먼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인터뷰를 공개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이 "끔찍한 선거 개입"이며, 야당인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언론에서 덜 가혹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CNN이 지적한 것처럼 트럼프는 자신에게 우호적인 보수언론과 주로 인터뷰해왔다. 그러나 대선(11월 3일)이 불과 2주일도 채 안 남은 시점에 트럼프는 여전히 바이든에게 뒤지고 있는 상태다. 찬물, 더운 물을 가릴 처지가 아니니까 이전에는 기피해왔던 NBC(지난 15일 타운홀 미팅 진행), CBS 등과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평소 익숙하지 않은 듣기 거북한 질문들이 이어지자 참지 못하고 인터뷰를 중단시키는 돌출 행동을 한 것이다. 이는 자신의 열성적인 지지자들이 아닌 유권자들에게는 오히려 거부감을 불러오는 행동이다.

트럼프는 또 지난 주부터 연일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아이오와, 미시간, 위스콘신,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경합주를 돌며 대규모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줄곧 주장해왔던 것처럼 코로나19가 별로 심각하지 않은 질병이라는 것을 지지자들에게 확인시키고 건재한 모습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하루 6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증가하는 등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유세가 트럼프와 열성 지지자들의 '정신적 만족' 이외에 현실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트럼프는 선거 막판 "바이든을 감옥으로", "(미국 내 최고 감염병 전문가인) 파우치는 국가적 재앙", "이 자리에 온 아름다운 여성들에게 키스를 하고 싶다" 등 연일 구설수에 오를 '막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