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엔 음모론 '큐어넌' 비판 거부

NBC 타운홀 미팅..."코로나 확진 이후 폐 감염" 인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NBC방송과 한 타운홀 행사에서 음모론에 기반한 자신에 대한 지지 집단인 '큐어넌'(Qanon)에 대한 비판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지난 1차 TV토론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에 대한 비판을 거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나는 백인 우월주의에 대해 비판(denounce)한다. 수년 동안 비판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자가 "그러면 '큐어넌'에 대해 비판할 수 있냐, 이들은 음모론자이면서 당신을 지지한다"고 묻자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트럼프는 "난 큐어넌에 대해 잘 모른다"며 "이들이 소아성애자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것은 알고, 나도 소아성애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사회자가 "당신은 알고 있다. 큐어넌은 민주당 정치인들이 소아성애를 즐기는 사람들이고, 당신이 이들에 반대하는 정치인이라고 주장하고 지지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을 하며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당신의 설명만으로는 곤란하다"며 "나는 안티파(anti-fa , 좌파 성향의 활동가 그룹)에 대해서, 극좌파들에 대해서 잘 안다. 그들이 미국 사회에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잘 안다. 그런데 왜 이에 대해선 질문하지 않냐"고 역공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큐어넌'에 대한 비판에 매우 적극적으로 온몸을 던져 방어했다고 보여진다. '큐어넌'은 2017년께부터 인터넷을 통해 성장한 백인 우월주의에 기반한 '음모론' 집단인데, 트럼프 지지자들의 상당수가 이를 지지한다고 한다. '큐어넌'은 민주당 정치 지도자들이 외계인과 결탁한 세력(딥 스테이트)이며, 이들을 유일하게 견제하는 게 트럼프라고 주장한다. 또 이들은 딥스테이트가 소아성애자들이면서 동시에 무신론자들이며, 이들에 대항하기 위한 리더가 트럼프라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지난 8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큐어넌'에 대해 질문을 받자 "나는 이들을 잘 모른다"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이들은 애국자라고 알고 있다"며 옹호한 바 있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달 29일 바이든과 1차 TV토론에서 "백인 우월주의나 무장집단에 대해 비판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고 "내가 아는 한 문제는 안티파나 극좌세력이 일으킨다"며 이를 거부한 바 있다.

트럼프 "코로나19로 폐 감염됐다"

한편, 트럼프는 자신이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입원했을 때 의사들이 자신의 폐가 "약간 감염됐다"고 판정한 사실을 인정했다. 앞서 주치의인 숀 콘리는 끝까지 트럼프이 폐 감염 사실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대통령직 수행과 직결된 건강 문제인 만큼 직접 밝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제 첫 음성 판정을 받았는지에 대해선 끝까지 숨겼다. 따라서 트럼프가 첫 양성 판정 사실을 밝힌 1일 밤 이전에 감염 사실을 확인했거나, 코로나19 검사를 언론에 공표했던 것처럼 자주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TV토론 때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지를 묻는 말에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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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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