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문제라더니…변죽만 울리는 코나 화재 대응

3월 BMS 업데이트 후 화재 사고 3건 발생… 발화 시작점도 변함없어

BMS 강화 업데이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리콜, 한계 있다는 지적

“향후 리콜 실행과정의 적정성까지도 검증해야”

최근 발표된 현대자동차의 ‘코나EV(전기차)’의 자발적 리콜(제작결함시정) 내용이 지난 3월 적용됐으나 실패로 돌아간 BMS(배터리관리시스템) 업데이트 조치의 미미한 개량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허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이 한국교통안전공단(TS)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현대차가 외부에 알리지 않고 코나EV의 BMS 무상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나 이후에도 화재 사고는 3건이나 더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나의 3월 BMS 업데이트 내용은 배터리 셀(Cell) 간의 전압편차 및 절연저항 상태가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경우, 경고등에 불이 들어오고 소유자에게 문자메시지가 전송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추가 발생한 3건의 화재 사고를 공단 부설기관인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에서 조사한 결과, 해당 차량 모두 경고등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물론 문자메시지도 전송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허영 의원이 KATRI에서 확인한 바로는 현대차의 이번 자발적 리콜에서 적용하는 BMS 업데이트 내용은 3월 업데이트에서 적용했던 기준을 강화하고 셀 전압 하강 변화값과 배터리 팩(Pack) 온도, 최대 전압 등 신규 조건을 추가한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BMS를 통한 배터리 전압을 완벽히 통제하기는 어렵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에서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을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한 마당에 ‘배터리 교체’라는 본류를 외면한 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라는 변죽만 울리는 모양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허영 의원은 지적했다.

한편 허영 의원이 추가로 확인한 결과, 코나EV의 배터리를 납품하는 LG화학에서 지난해 7월부터 배터리 셀 양극의 단자부에 절연 코팅을 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지난 3월 BMS 업데이트 조치와 함께 고려했을 때, 현대차가 결함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결함을 은폐·축소 또는 거짓으로 공개하거나, 결함사실을 안 날부터 지체없이 그 결함을 시정하지 아니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허영 의원은 14일 “코나EV 화재의 명확한 원인을 밝혀낼 KATRI의 결함조사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향후 시정조치계획의 적정성 검증까지, 소비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후속 조치도 계속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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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강원취재본부 전형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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