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열흘만에 코로나 음성 판정...지지자들 '열광'

트럼프 대선 광고 영상에 파우치 박사 등장...파우치 "무단 사용" 반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열흘 만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백악관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이날 오후 메모를 공개해 트럼프가 애봇사의 항원 검사키트를 사용해 며칠 연속으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언제부터 음성이 나왔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코로나 확진 이후 음성 판정을 받았음을 공개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수백명의 청중 앞에서 연설하는 것으로 대규모 선거유세를 재개한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주의 올랜도 샌퍼드 국제공항에서 유세를 열었다. 트럼프의 의료진은 이날 유세 시작(오후 7시) 직전에 음성 판정 사실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유세에서 1시간 넘게 연설을 했으며, 지지자들은 "유에스에이(USA)", "4년 더(for more years)"를 외치며 환호했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에 이어 13일 펜실베니아, 14일 아이오와 등 2016년 대선에서는 자신이 승리했지만 지금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지지율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경합주에서 유세를 이어갈 것이다. 대선(11월 3일)을 불과 3주일 앞두고 전국적 지지율에서 바이든에 비해 10% 포인트 넘게 뒤지고 있는 트럼프가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합주의 지지자들을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일 외에 크게 남아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선 광고에 등장한 파우치 박사...파우치 "내 허락 없이 무단으로 사용"

한편, 트럼프가 자신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감염세가 크게 꺽이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대규모 유세를 재개한 것에 대해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 소장은 크게 우려를 표명했다.

파우치는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이들은 제한된 기간 동안 면역력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몇 주 혹은 몇 달 후에 다시 감염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트럼프가 대규모 유세를 여는 것에 대해 "이런 행사를 여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우치 박사는 앞서 트럼프 캠프에서 최근 만든 대선 광고에 자신이 등장한 것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자신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영상에서 파우치는 "그 누구도 이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할 수 없다"며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칭찬하는 발언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파우치는 "거의 50년간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저는 어떤 후보도 공개적으로 지지한 적이 없다"며 "트럼프 캠프에서 제 허락 없이 사용한 발언은 몇달 전 연방정부 공중보건 관계자들의 노력에 대해 한 발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측은 파우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해당 광고를 계속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플로리다에서 연설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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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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