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한 트럼프 증상 "알려진 것보다 심각"...백악관 방문 인사들 줄줄이 확진

트럼프, 이와중에도 배럿 대법관 지명자 인준 고집...조 바이든은 코로나 '음성' 판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월터리드 군 병원에 입원했다. 2일(현지) 새벽 트위터를 통해 자신과 영부인의 코로나19 양성 판정 사실을 알린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오후 6시께 백악관에서 헬기로 메릴랜드 주에 있는 월터리드 병원으로 이동했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가 미열, 기침 등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백악관 직원들 사이의 추가 확산을 줄이기 위해 입원 치료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CNN "트럼프 증상,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병원으로 이동하기 전에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큰 성원을 보내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나는 모든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월터리드 병원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영부인의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고 밝혔다.

30초 분량의 짧은 영상이기 때문에 트럼프의 상태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평소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병원으로 이동하는 헬기를 타는 과정도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트럼프는 당분간 병원에서 필요한 업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에서는 트럼프의 상태가 백악관에서 발표하는 것보다 심각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CNN은 이날 저녁 백악관 참모진을 통해 확인했다면서 트럼프의 증상이 "가벼운 상태보다는 심각하다"며 "트럼프는 매우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가끔씩 호흡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영부인은 백악관에 남고 트럼프만 입원 치료를 받기로 한 것도 트럼프의 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한편, 지난 9월 29일 대선후보 TV토론 때문에 트럼프와 대면했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2일 오전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두 사람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이날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를 방문해 한 연설에서 트럼프의 코로나19 쾌유를 기원하면서 "이것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이 바이러스를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는 방증"이라며 "우리가 할 일은 과학을 따르고 전문가의 말을 듣고 손을 씻고 거리두기를 하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모두 애국자가 되자"고 말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노트르담대 총장 등 백악관 다녀온 뒤 코로나 양성 판정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확진 판정 전후로 백악관을 방문했던 주요 인사들의 확진 판정 뉴스도 쏟아지고 있다.

공화당 마이크 리 상원의원(유타)도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10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 주 토요일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 발표 행사에 참석했던 노트르담대학교 총장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MSNBC가 보도했다. 배럿 지명자는 지난 여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회복됐으며, 이날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다고 한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도 백악관 방문 때문은 아니지만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CNN이 보도했다.

트럼프와 공화당, 대법관 청문회 일정 서둘러

한편,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려 국가적인 비상 상황인데도 트럼프와 공화당은 연방 대법관 자리 챙기기를 고집하고 있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배럿 지명자 인준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매코널은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고 본다"며 대선 전에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을 강행하겠다고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상원 법사위원장이자 트럼프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도 트럼프와 이날 배럿 지명자 청문회 일정과 관련해 전화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지난달 18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 인선과 관련해 배럿 지명자에 대해 오는 12일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대선 4일 전인 10월 29일에 인준 표결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인준 표결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확진 판정을 받은 리 의원이 법사위 소속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법사위 간사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과 공동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감염에 따른 노출 범외를 다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인준 청문회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인준 일정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 2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메릴랜드주 월터리드 군 병원에 입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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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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