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어쩌면 코로나가 좋은 것일 수 있다고도 말해"

코로나19 TF 멤버 폭로..."트럼프, 자신과 재선에만 관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전 수석 보좌관이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에 대해 폭로하면서 "미국 국민들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맹비난했다.

올리비아 트로예 전 보좌관(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동영상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자신과 재선에만 신경 쓰느라 미국 국민들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펜스의 수석보좌관이었던 트로예는 펜스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최종 책임을 맡게 되면서 백악관 코로나TF에서 일을 했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트로예는 지난 7월말 백악관을 그만 뒀다.

트로예는 "2월 중순 이전에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될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확산될 것인가의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며 "그러나 대통령은 그런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우리가 선거의 해라는 것이었고, 코로나19 사태가 그의 성공 기록이라고 여겨지는 것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크게 우려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앞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 신간 <격노(Rage)>를 통해 폭로한 내용과 일치한다. 이 책에서 우드워드는 지난 1월말 트럼프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여한 비공개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위험성에 대해 보고를 받았고, 지난 2월 초 자신과 인터뷰에서 "독감에 비해 치명률이 5배에 이르는 등 매우 위험한 질병"이라고 트럼프가 직접 얘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는 "공포를 조장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백악관 브리핑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는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대해 축소해 말해왔다.

트로예는 또 코로나19TF 회의에서 트럼프가 "나는 사람들과 악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역겨운 사람들과 악수를 할 필요가 없다(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과 악수하는 것을 뜻함)"며 "어쩌면 코로나가 좋은 것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가 코로나19 사태를 얼마나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트로예는 이처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의 문제를 등한시하는 트럼프의 발언과 태도에 대해 폭로하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트로예가 참모이기 때문에 제한된 회의에만 배석했을 뿐 이라면서 "그의 주장은 현실성이 없고 완전히 부정확하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 동영상은 오는 11월 3일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배해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트럼프에 반대하는 공화당 유권자들'을 통해 공개됐다. 트로예는 백악관을 그만 두고 나온 뒤 트럼프가 장악한 공화당을 개혁해야 한다는 '공화당 정치개혁연대(RECURE)' 활동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한다.

▲동영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펜스 전 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트로예. ⓒCNN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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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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