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종차별 문제 없다" 주장...LA선 경찰에 흑인 또 사망

"등 뒤에서 총 난사"...또 경찰 총격에 흑인 남성 사망

미국에서 또 흑인 남성이 경찰이 등 뒤에서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흑인 남성 디잔 키지(29세)가 교통 법규 위반으로 실랑이를 하다가 도망가던 중 경찰이 등 뒤에서 20발이 넘게 총을 쏴 사망했다.

경찰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교통 법규를 위반한 키지를 붙잡았고, 경찰이 다가가자 그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도망갔다. 경찰이 쫓아가서 키지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키지는 들고 있던 옷가지를 떨어뜨렸다고 한다. 이때 옷에 있던 검은색 반자동 소총을 경찰이 발견했고, 경찰은 도주하던 키지를 향해 총을 쐈다고 밝혔다. 키지는 현장에서 바로 사망했다.

하지만 키지 가족의 변호사인 벤 크럼프는 "총을 소지하고 있는 것과 실제로 총을 사용하는 것은 다른 것"이라며 "키지는 총을 주워 경찰에 겨누지 않았음에도 경찰이 20발 이상 총을 쐈다"고 밝혔다.

키지의 가족들은 총을 쏜 경찰관들에 대한 조사 및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 경찰관들은 바디카메라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키지의 이모는 2일 기자회견에서 "슬픔과 동시에 화가 난다"며 "우리는 인간이다. 우리가 어떤 인종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이틀째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8월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는 비무장 흑인 남성 제이콥 블레이크가 어린 세 아들이 차 안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등 뒤에서 경찰이 쏜 총 7발을 맞아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커노샤를 방문했으나 피해자인 블레이크나 그 가족들은 만나지 않았고 인종차별 항의시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상가, 주 방위군의 임시 사무소 등을 방문해 항의시위에 대해 "테러행위"라고 비난하는 등 갈등을 오히려 증폭시키는 행보를 했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구조적인 인종차별이 문제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부인하기도 했다. 그는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 없이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는 지금 목격하고 있는 폭력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며 "여기(커노샤)와 포틀랜드, 그리도 다른 곳들에서 엄청난 폭력이 일어나고 있고 우리는 빨리 이것을 끝내야 한다"고 답했다.

▲LA에서 경찰에 의해 흑인 청년이 사망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현지에서 시민들이 경찰을 상대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CNN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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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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