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트럼프 작심 비판..."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로 여겨"

트럼프, 분노의 폭풍 트윗..."오바마가 일 못해서 내가 이 자리에 있다"

"거의 4년 동안, 그는 자신과 그의 친구들 이외에는 대통령직의 놀라운 힘을 이용하여 다른 누군가를 돕는데 관심이 없었다. 대통령직은 자신이 갈망하는 관심을 얻기 위한 리얼리티쇼로 여기지 않는데 관심이 없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후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연설의 귀재'라고 평가받는 오바마답게 전당대회 셋째 날 연설 중 가장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부통령 수락 연설을 한 카멀라 해리스는 하필 오바마 다음에 연설을 하는 바람에 약간 손해를 보기도 했다.

오바마는 연설 장소로 미국 건국 시조들에 의해 헌법이 만들어진 필라델피아를 택했다. 트럼프가 미국의 민주주의, 법치주의 정신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연출이다.

"나는 후임자가 내 비전을 수용하거나 정책을 계속 추진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우리나라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데 관심을 보이기를 바랐다. 그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의 무게를 느끼고 자신의 보살핌에 맡겨진 민주주의에 대한 경외심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중략) 그의 실패의 결과는 참혹했다. 미국인 17만 명이 죽고,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우리의 최악의 충동이 촉발되고, 자랑스러운 세계적 평판이 손상됐으며, 민주적 제도가 전에 없이 위협받고 있다."

오바마는 이어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의 장점을 거론하면서 이에 빗대어 트럼프를 비판했다.

"조는 세상을 알고, 세상은 그를 안다. 그는 우리의 진정한 힘은 세계가 따르고자 하는 본보기가 되는 데서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독재가 아니라 민주주의로 굳건한 국가, 기후 변화, 테러, 빈곤, 질병과 같은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고무하고 동원할 수 있는 국가. 무엇보다도 내가 조와 카멀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그들이 실제로 모든 미국인들을 신경 쓴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민주주의에서 투표권은 신성하며, 우리는 사람들이 투표하는 것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들은 대통령을 포함한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으며, 대통령을 포함한 어떤 공직자도 그들 자신이나 지지자들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그들의 직위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중략) 이 어느 것도 논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어느 것도 민주당 만의 원칙이거나, 공화당 만의 원칙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미국의 원칙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 대통령과 그를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오바마는 마지막으로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가 위태롭다"고 거듭 강조하며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오바마. ⓒAP=연합뉴스

트럼프, 심야의 폭풍 트윗..."바이든 출마 반대하더니..."

트럼프는 이날 밤 오바마 연설 직후부터 그의 발언에 반박하는 폭풍 트윗을 올리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그가 얼마나 나쁘고 비효율적인 대통령이었는지 보라. 그는 너무 끔찍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일을 잘하지 못했고,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오바마와 바이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바이든을 전폭 지지하고 나선 것에 대해 "왜 그(오바마)는 그(바이든)이 출마하지 못 하도록 하려고 했는가"라고 딴죽을 걸고 나서기도 했다. 오바마는 바이든이 이번 경선에 앞서 출마 의사를 밝혔을 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들어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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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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