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로마 화재에 네로는 바이올린, 트럼프는 골프쳤다"

미셸 오바마 "트럼프는 잘못된 대통령"...트럼프, 격한 반발

"나는 경선에서 다른 후보들을 지지한 모든 사람들과 지난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 민주주의의 미래는 위태롭다. 우리 경제의 미래가 위험하다. 우리 행성의 미래가 위험하다. 우리는 함께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고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를 차기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선출해야 한다. 내 친구들, 실패의 대가는 상상하기엔 너무 크다."

샌더스 "이번 대선은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하다"

미국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17일(현지시간) 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2016년에 이어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2위로 패배한 샌더스 의원(이하 직함 생략)은 자신의 경쟁자였던 바이든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다. 4년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경선에서 패배한 뒤 전당대회에서 보였던 태도와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이번 대선 승리가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17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대부분의 행사가 온라인 행사로 진행된다. 샌더스를 포함한 연사들은 이날 화상으로 '무관중' 연설을 진행했다.

샌더스는 "이번 선거는 미국의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전례 없는 위기에 맞서, 우리는 전례 없는 대응을 해야 한다"며 "민주주의와 품위를 위해, 탐욕과 과두정치, 권위주의에 맞서 일어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의 전에 없는 운동"이라고 2020년 대선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이번 선거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보존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집권 4년 동안 있었던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고발했다.

"이 대통령 임기 중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정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국민들의 투표를 막고, 미국 우체국을 훼손하고, 평화적인 시위대에 맞서 군과 연방요원을 배치하고, 선거를 연기하겠다고 위협하고, 패배하더라도 공직에서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상이 아니며, 우리는 결코 그것을 있는 그대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그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트럼프 정부의 무능으로 악화됐다고 고발했다.

"이 대통령은 과학을 거부함으로써 우리의 삶과 건강을 위험에 빠뜨렸다. 트럼프는 팬데믹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려는 의사와 과학자들을 공격하면서 의료 종사자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마스크와 가운, 장갑 등을 생산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네로는 로마가 불타는 동안 바이올린을 쳤고, 트럼프는 골프를 쳤다. 그의 행동은 이 팬데믹을 부채질하여 17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고, 아직도 국민을 보호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국가를 만들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샌더스 의원. ⓒAP=연합뉴스

미셸 오바마 "우리 아이들은 상호 공감이 멈추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있다"

샌더스에 이어 첫날 전당대회 마지막 연사로 나선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잘못된 대통령"이라며 "이 혼돈을 끝내고자 한다면 우리는 마치 목숨이 걸린 듯 조 바이든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셸은 "트럼프에겐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그 일이 자신에게 버겁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미셸은 이날 연설에 "투표하자"(VOTE)라고 새겨진 목걸이를 착용하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셸은 특히 흑인 여성으로서 정체성에 기반해 인종 차별과 가치 교육의 문제에 대해 호소하기도 했다.

"우리가 이 백악관에 어떤 지도력이나 위로, 또는 안정감 같은 것을 요구할 때마다, 대신에 우리가 얻는 것은 혼란, 분열, 그리고 완벽한 공감의 결여다. 공감은 최근에 내가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능력, 다른 사람의 경험이 가치도 있다는 인식. 우리 대부분은 다시 생각하지 않고 이것을 연습한다. 누군가 고통받거나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 우리는 판단하지 않는다. 우리가 손을 뻗는 이유는 "기다려, 내가 갈게"라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다. 그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다...우리의 부모들과 조부모들이 우리에게 쏟아부은 가치들을 이어갈 강력한 도덕적 기반을 버락과 나는 우리 딸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고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나라의 아이들은 우리가 서로에 대한 공감을 요구하는 것을 멈추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식료품점에서 사람들이 우리 모두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기를 꺼리면서 소리치는 것을 본다. 아이들은 단지 피부색 때문에 자신의 일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을 경찰에 신고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들은 특정한 사람들만 여기에 속한다고 말하는 특권을 본다. 욕심은 좋은 것이고, 이기는 것이 모든 것이다. 왜냐하면 정상에 오르는 한,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공감의 결여가 완전히 경멸로 몰렸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본다."

한편, 트럼프는 18일 미셸의 연설에 대해 "그녀에겐 힘에 벅찬 일이었다"며 "아주 분열적인 연설이었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미셸 오바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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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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