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로저 스톤, 흑인 진행자에게 "검둥이" 욕설

트럼프 조카 "트럼프도 '검둥이' 등 인종차별 욕 자주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비선 참모인 로저 스톤이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흑인 진행자에게 "검둥이(Negro)"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스톤은 19일 <폭스뉴스>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진행자인 모리스 오켈리와 자신의 대통령 사면과 관련한 논쟁을 벌이다가 "나는 정말 이 검둥이랑 논쟁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했다. 이 발언을 보도한 <폭스뉴스>는 진행자의 질문 이후 몇초동안 침묵이 이어졌고, 스톤의 어조가 진행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투가 아니라 혼잣말을 웅얼거리는 도중이거나 (방송과 별도로) 다른 사람과 전화 통화를 하는 것 같았다며 스톤이 진행자를 인신공격하려는 것인지를 명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러시아 스캔들' 관련 혐의로 40개월 실형을 선고 받은 스톤에 대해 "정치적 수사였다"며 전격 사면을 해줬다. 자신의 참모를, 그것도 오는 11월 대선을 염두에 두고 사면을 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 사면권의 범위를 넘어선 권력 남용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트럼프와 스톤은 이런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았고, 스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재선을 위해 뭐든지 하겠다"며 공개적인 충성 맹세를 하기도 했다.

자신의 사면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된 공격적인 질문 공세에 스톤은 발끈한 것으로 보인다. "검둥이"라는 현재 미국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인종차별적 욕설에 충격을 받은 사회자는 "뭐라고 말씀하셨냐"며 스톤의 발언에 대해 따져 물었다.

스톤은 약 40초 동안 답변을 하지 못하다가 인종차별적 욕을 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나는 하지 않았다. 당신 제정신이냐"며 오히려 진행자 탓을 했다. 진행자는 "청취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인터뷰를 끝까지 진행했다.

한편, 최근 트럼프와 그 가족들에 대한 심리분석 책을 낸 조카 메리 트럼프는 17일 MSNBC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삼촌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메리는 트럼프가 "인종차별적 비방(slur)을 자주 사용했고, 'N-Word'(Nigro, Nigger 등 흑인을 비하하는 욕설을 뜻함)를 쓰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직접 들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여러 차례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로저 스톤이 흑인 진행자에게 인종차별적 욕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폭스 뉴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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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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