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물러난 윤석열 "'검언유착'사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대검 "윤 총장 지위권 상실"...법무부 "만시지탄"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 지휘를 사실상 수용했다.

대검찰청은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채널A사건(검언유착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자체적으로 수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검은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이라며 "쟁송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이라는 상태가 발생한다"고 했다.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윤 총장의 수사 지휘권은 이미 상실됐다는 이야기다.

대검은 "결과적으로 법무부 장관 처분에 따라 이 같은 상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서울중앙지검이 책임지고 자체 수사하게 된 상황"이라며 "이런 내용을 오늘 오전 서울중앙지검에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검은 "검찰총장은 지난 2013년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의 직무 배제를 당하고 수사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탄 차량이 9일 오전 서초구 대검찰청 주차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는 환영 입장을 발표했다. 법무부는 "만시지탄이나 이제라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수사 공정성 회복을 위해 검찰총장 스스로 지휘를 회피하고 채널A 강요미수 사건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은, 공정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당시에 총장이 느꼈던 심정이 현재 이 사건 수사팀이 느끼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고 총장이 깨달았다면 수사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독립적 수사본부 구성은 법무부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라는 대검 주장을 두고 "대검 측으로부터 서울고검장을 팀장으로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법무부 실무진이 검토하였으나, 장관에게 보고된 바 없고, 독립수사본부 설치에 대한 언급이나 이를 공개 건의해 달라는 요청을 대검 측에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윤 총장이 전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포함한 '독립적 수사본부 구성'을 추 장관에게 역제한 했었다. 그러나 추 장관은 이 건의에 대해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다"며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곧바로 거절했다.

추 장관은 지난 2일 '검언 유착' 수사에서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하라고 수사지휘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대검은 지난 3일 검사장회의를 소집해 추 장관의 수사지휘의 수용 여부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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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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