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카지노 황제' 스탠리 호 별세

4명의 부인, 17명의 자녀, 8조 재산

‘세기의 풍운아’, ‘카지노 황제’ 등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탠리 호(何鴻桑)가 26일 홍콩의 한 요양원에서 사망했다고 마카오 현지언론인 GGR Asia 등이 보도했다. 향년 98세.

1962년부터 2002년까지 40년간 마카오에서 카지노 독점권을 획득했던 스탠리 호는 첫 카지노 호텔 명칭을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보아’(영어명 리스본)로 명명했을 정도로 뛰어난 사업수완을 가졌다.

▲스탠리 호. ⓒSJM홀딩스


1921년 영국 식민지 시절 홍콩에서 태어난 호 회장은 홍콩 퀸스칼리지와 홍콩대에서 공부했다.

호 회장이 부를 축적하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0년대다. 포르투갈령이던 마카오에서 중국으로 사치품을 밀수하면서 부를 축적했다.


스탠리 호 회장의 일생은 풍운아의 삶, 그 자체다.

영화배우처럼 잘생기고 훤칠한 외모를 가진 그는 아름다운 여성과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수십, 수백억 원을 과감하게 베팅하는 등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스탠리 호의 두 번째 부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홍콩의 ‘점보수상식당’ 주인이다. 스탠리 호가 생일 선물로 점보수상식당을 선사한 일화는 당시 홍콩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영화 ‘도둑들’ 촬영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홍콩 점보수상식당은 홍콩달러 3200만 달러(24억 원)을 들여 4년간 3척의 대형 어선으로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수상레스토랑이다.

4명의 아름다운 부인과 결혼한 그는 17명의 자녀를 두었다. 이 중 후계자는 2018년 회장직을 물려받은 둘째 아내의 딸 데이지 호(56) 현 회장이다.


비상한 머리와 유창한 영어실력에 뛰어난 사업적 수완까지 갖추고 있었던 그는 세계 최초로 카지노 VIP룸 임대제도(정켓방)를 창안해 냈다.

또한 그는 일반 여객선으로 왕복하던 홍콩과 마카오 구간에 빠르고 안전한 페리로 교체해 고객편의를 도모하며 훨씬 많은 고객들을 마카오 카지노에 실어 나르며 돈방석에 올라앉았다.

페리 개통 후 마카오를 찾는 카지노 고객들이 급증했지만 스탠리 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VIP 고객용 헬리콥터까지 운행토록 하면서 ‘하늘과 바다에 도박장을 차린 대단한 사람’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 그는 중국 반환을 앞두고 카지노 독점권을 지키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마카오 타워와 마카오 우의대교(프랜드쉽 대교)를 건립해 마카오 정부에 기부 체납할 정도의 통 큰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2004년 샌즈 마카오의 성공적인 개장으로 크게 자극받은 스탠리 호는 리스보아 호텔 인근에 2조 원을 투자해 마카오 최대 높이의 호텔인 228미터의 그랜드 리스보아 카지노호텔을 세웠다.

스탠리 호가 쓰러진 이후 그의 아들인 로렌스 호가 경영일선에 나서며 타이파 지역에 2009년 COD(시티오브드림)를 개장하고 2015년 인근에 32억 달러(3조6350억 원)를 투자해 스튜디오 시티를 개장했다.

로렌스 호는 또 필리핀 마닐라에도 진출해 ‘마닐라 COD 카지노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마카오와 스탠리 호의 상징인 리스보아 카지노호텔과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 ⓒ프레시안


특히 로렌스 호의 SJM 홀딩스는 코타이에 마카오 역사상 가장 투자 규모가 큰 46억 달러(약 5조 600억 원)를 들여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리조트를 조성해 2020년 하반기 개장할 예정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18년 기준으로 호씨의 재산이 500억 홍콩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게했다. 현재 환율로는 약 7조96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09년 7월 29일 홍콩의 저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식물인간 형태로 지낸지 11년 만에 별세한 SJM홀딩스 호 명예회장은 마카오에 ‘그랜드 리스보아’ 등 20개의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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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

강원취재본부 홍춘봉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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